경기 불황, 백화점 10월 매출 `직격탄`

by장영은 기자
2012.11.01 15:28:05

가을세일 연장 불구, 매출은 '제자리 걸음'
불황 지속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탓
혼수 수요·해외패션 선전이 그나마 '버팀목'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국내 백화점들이 긴 불황의 터널을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1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롯데쇼핑(023530))의 기존점 기준 지난달 매출은 전년동월대비 1.2% 신장하는 것에 그쳤다. 현대백화점(069960)의 매출은 1.6% 늘었으며 신세계(004170)백화점은 3.3% 증가했다.

지난 10월 백화점 3사는 일제히 지난해보다 세일 기간을 이틀 늘려 총 19일간 가을세일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그동안의 부진을 조금이나마 만회해보려는 심산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가을세일 기간동안 백화점 3사의 매출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불황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은 탓이다.

계속되는 불황에 소비자들의 지갑이 좀처럼 열리지 않고 있다. 국내 주요 백화점들이 가을세일 기간을 연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매출은 제자리 걸음을 했다. 사진은 한산한 백화점 매장의 모습.
매출 신장률도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0월 각 백화점의 전년대비 매출 신장률이 롯데 4.7%, 현대 5%, 신세계 8.2%였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는 절반에도 못미쳤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기가 꺾였고 백화점 매출도 작년 9월부터는 신장률이 한 자릿수대로 떨어졌다”며 “이처럼 비교대상이 되는 지난해 매출이 높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9~10월의 매출 신장률이 부진한 것은 소비 심리가 바닥이라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백화점 실적이 좀처럼 기지개를 펴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백화점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여성복·남성복 부문의 고전 때문이다. 백화점별로 차이는 있지만 패션부문의 매출은 백화점 전체 매출의 40~50%를 차지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지난달에는 추석연휴 영향으로 미뤘던 패션상품군에 대한 소비가 살아날 것으로 예상했으나 계속된 저신장 트렌드를 깨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롯데백화점의 남성복 매출은 0.7%, 여성복은 1.0% 증가하는 데 그쳤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여성의류 매출은 오히려 1.6% 감소했으며, 신세계백화점에서는 신사복(-5%)과 여성정장(-10%) 판매가 유난히 부진했다.

그나마 지난 10월 백화점 매출의 버팀목이 돼 준 것은 글로벌 SPA(제조·유통 일괄 의류), 해외패션 브랜드 등과 스포츠 및 아웃도어의 선전이었다.

롯데백화점은 글로벌 SPA(27%)와 해외패션 브랜드(15%)의 성장이 단연 돋보였다. 현대백화점도 해외패션 매출이 9.8% 증가했고, 신세계백화점은 활동성이 좋은 이지캐주얼이 27%의 고신장을 기록했다.

윤달로 미뤄졌던 결혼시즌과 이사 수요가 집중되면서 관련 상품군은 전반적으로 호조를 보였다. TV·냉장고·세탁기 등 혼수관련 대형가전의 매출이 두 자릿수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식기·가구·홈패션 등도 10% 안팎으로 늘며 선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