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로빈후드, 23% 인원 감축 예고…"암호화폐·주식 부진 탓"
by고준혁 기자
2022.08.03 13:35:58
4월 "9% 감축" 발표 후 올들어 두 번째
약세장에 이용자 감소 따른 실적 부진 탓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미국 온라인 암호화폐 및 주식 거래 플랫폼 로빈후드가 대규모 정리해고를 단행한다. 로빈후드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개인들의 투자 열풍을 타고 성장했으나, 최근 부진한 주가 흐름에 플랫폼 이용률이 저조해지면서 긴축 경영에 돌입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블래드 테네브 로빈후드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을 통해 회사 직원 수를 약 23%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영업과 마케팅, 프로그램 관리 부문에서 주로 감축이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빈후드는 지난 4월에도 직원 수 9%를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테네브는 “40년 만에 최고치에 달하는 인플레이션과 함께 가상화폐 시장 붕괴를 동반한 매크로 환경 악화”를 직원 구조조정의 이유로 꼽았다. 올들어 가상화폐와 주식 등 위험자산이 약세장에 진입하면서 고객들의 로빈후드 이용이 줄어들었고, 이것이 실적 부진으로 이어져 비용 절감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올들어 이날까지 비트코인은 약 48% 하락했으며, 같은 기간 미국 대표 주가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약 15% 하락했다. 로빈후드는 2018년부터 암호화폐 거래 서비스를 시작했고, 현재 매출에서 주식 거래 못지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 로빈후드의 활성이용자 수는 1년 전 역대 최고치에서 25% 감소한 1600만명으로 집계됐다. 로빈후드의 지난 2분기 매출은 3억1800만달러(약 42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43.7% 줄었다. 같은 기간 2억9500만달러(3900억원)의 순손실도 기록했다. 로빈후드의 주가는 올해 들어 50% 하락했다.
로빈후드는 이날 미 뉴욕주(州) 금융규제 당국으로부터 가상화폐 부문에서 300만달러(390억원)의 과징금도 부과받았다. 규제 당국은 로빈후드가 가상화폐 부문에서 자금 세탁 방지와 사이버 보안을 위한 규정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