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방성훈 기자
2017.07.27 11:10:19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인도의 비스타라 항공이 여성을 위한 항공 서비스를 내놔 눈길을 끈다. 인도는 지난 2012년 대중교통 수단인 버스에서 의대생 여성을 집단 강간·고문한 뒤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 이후 여성에게 안전하지 않은 국가라는 국제적 오명을 얻었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인도 최대 재벌기업 타타그룹(지분율 51%)과 싱가포르항공이 합작 운영하는 비스타라 항공은 여성들이 혼자서도 마음 편히 여행할 수 있도록 비행기 내 가운데 자리는 최대한 배제하고, 짐가방을 들어주며, 지상 교통편에서 비행기에 오르내리는 동안 에스코트를 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중세 기사도 정신에서 착안해 시작된 서비스로 여성이라면 누구든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비스타라 항공은 “비행기가 착륙했을 때 도움을 청하는 여성을 보고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면서 “매일 75~100명의 여성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노선만 운항하고 있는 비스타라는 향후 국제 노선이 생기면 해당 서비스도 국제적으로 확대되길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서비스는 여성 차별 문화를 가진 인도가 여성 혼자 여행하기 위험하다는 국제적 인식과도 무관하지 않다. 미국과 호주, 영국 등은 인도 여행객들에게 성희롱 및 성폭행 위험에 대해 경고하며 절대로 여성 혼자서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거리를 거닐지 말라고 촉구하고 있다.
‘여성이 여행하기 가장 위험한 10개국’이라는 책을 쓴 마르타 턴불은 유엔 및 기타 데이터에 근거해 인도를 브라질, 멕시코,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5번째로 위험한 국가로 꼽았다. 턴불은 “많은 활동가들이 이 문제를 다루고 있으며 개선될 것이라고 믿지만,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