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제(女帝)의 공식데뷔‥폐허 위에서 부활 선언한 GM
by장순원 기자
2014.01.13 16:44:34
2014 디트로이트 쇼 전야제 개최
"모든 분야서 최고제품으로 각광 받을 것"
[디트로이트(미국)=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시 외곽 러셀산업센터(Russell Industrial Center). 한때 자동차와 부품 공장이 밀집한 곳이었지만, 지금은 겉에서만 보면 흡사 폐허처럼 보인다. 깨진 유리창과 낡은 건물만 횅하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주변에는 차량도 인적도 뜸하다. 지금은 기계들이 떠난 자리를 문화행사가 대신하면서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쇠락한 자동차의 도시 디트로이트를 상징하는 아이컨인 셈이다.
| 제너럴모터스가 12일(현지시간) 북미국제오토쇼 전야제를 연 러셀산업센터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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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동차기업 제네럴모터스(GM)는 12일(현지시간) 열린 북미 국제오토쇼(디트로이트 모터쇼) 전야제 장소로 이곳을 선택했다. 전야제는 올해 미국 시장을 이끌 모델을 선보이는 화려한 축제의 장으로, 전세계에서 취재진이 몰리는 화려한 행사다. 작년에도 이곳에서 전야제를 열었지만 특히 올해는 매리 바라 차기 최고경영자(CEO)가 데뷔전을 치르는 무대란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새 CEO가 취임에 맞춰 특별한 행사를 옛 공장 터에서 연 것은 분명한 이유가 있다. 행사장을 찾은 전 세계 미디어 앞에서 일본과 유럽, 한국 업체에 밀려 쇠락해가던 미국 자동차 산업의 부활을 선언하는 자리로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이날 행사의 주인공은 단연 매리 바라 차기 CEO의 몫이였다. 이달 15일 취임하는 그는 전야제에서부터 시선을 사로잡았다. 바라 차기 CEO는 GM의 자회사인 GMC가 선보이는 새 픽업트럭 ‘캐년’과 쉐보레 콜로라도를 소개하며 안방에서 GM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 제네럴모터스(GM)의 새 중형 픽업트럭 ‘캐년’을 소개하는 매리 바라 차기 GM CEO. 한국GM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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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 차기 CEO는 “완전히 새로운 쉐보레 콜로라도와 GMC 캐년으로 픽업트럭을 공략할 것”이라며 “트럭과 풀사이즈 스포츠유틸리티(SUV) 부문에서 완전히 새로운 제품라인업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또 “GM은 앞으로도 고객들의 기대를 뛰어넘는 신차를 통해 모든 세그먼트(차종)에서 최고의 제품으로 각광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이런 자신감은 작년 북미에서 성장세가 바탕이 됐다. 지난해 북미시장에서 280만대 가까이 팔며 전년보다 7.3% 성장했다. 지난해 북미시장에서 점유율 17.9%를 기록했다. 엔저로 무장한 일본업체를 포함해 글로벌 브랜드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상황에서 올린 성과다.
특히 픽업트럭은 미국 자동차의 상징 같은 모델로, 미국 시장이 회복하면서 가장 잘 팔리는 차종이다. GM은 북미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픽업트럭 실버라도의 신형과 캐년을 포함해 10종의 신차를 공개하며 안방을 사수할 계획이다. 올해는 미국 자동차 전체 연간 판매량이 1600만대를 넘어서며 금융위기 이전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이고 있어, 이런 추세라면 GM의 성장세에도 가속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
바라 CEO 체제가 본격적으로 가동하면 한국GM 위상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그는 제품 전문가로 미국 생산기지를 강화하는 쪽으로 GM을 재편하려 시도할 수 있어서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던 그는 한국GM의 상황도 잘 아는 편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차기 CEO가 취임하면 글로벌 생산기지 가운데 기능이 중첩되는 부분에 대해 구조조정을 할 수도 있다”며 “당장은 아니라해도 한국GM도 기능조정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