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 전쟁 막판 관전 포인트는 '2배 빠른 LTE'

by김현아 기자
2013.06.19 16:59:34

KT, LTE-A 전면중단 강수에 SKT반발, LG유플러스는 역제안
1.8GHz 광대역 서비스 시기 조정하면서 900MHz 혼신제거 정부투자 예상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이동 통신 3사가 정부의 롱텀에볼루션(LTE) 주파수 경매방안 공개를 앞두고 사즉생(死卽生)의 혈전을 벌이고 있다. 서로 다른 두 개의 도로(주파수)를 묶어 쓰는 주파수집성기술(CA)을 활용한 LTE-어드밴스트(A)든, 쓰고 있는 도로(주파수)를 2배 넓혀 쓰는 광대역 LTE든 이번 전쟁의결과가 향후 이동통신업계의 판도를 가르기 때문이다.

SK텔레콤(017670)과 LG유플러스(032640)는 하반기부터 CA를 활용한 LTE-A를 서울 도심부터 서비스할 계획이고, KT(030200)는 정부로부터 자사가 사용 중인 1.8GHz의 인접대역을 받아 광대역 LTE를 내년 초부터 전국 서비스한다는 계획이다. 2배 빠른 LTE는 유선 초고속인터넷 속도보다 빨라 스타크래프트2 같은 게임도 스마트폰으로 즐길 수 있다. 최대 격전지인 LTE 시장이 주파수 정책 때문에 재편될 수 있는 것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1일 열리는 토론회에서 ‘주파수 할당방안’에 1.8GHz 인접 대역을 포함하되 실제 사용시기나 서비스 제공 지역에 제한을 가하는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대해 KT는 19일 “인접대역에 조건을 붙이려면 경쟁사들의 LTE-A도 전면 중단해야 한다”는 내용의 건의문을 미래부에 냈다. 경쟁사들은 LTE-A서비스로 치고 나가게 도와주면서 KT엔 조건을 달아 발목을 잡으려고 한다는 주장이다.

SK텔레콤은 즉각 발끈했다. LTE-A는 불법 서비스도 아니고 새로운 허가가 필요한 것도 아닌 신기술 개발의 결과인데, KT가 이를 문제 삼으면서 2010년 당시 부실 주파수(900MHz)를 택했던 자사의 경영실패를 정부 특혜로 만회하려 한다고 반박했다. LG유플러스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이색제안을 내놓았다. KT가 혼신 많은 900 ㎒를 이용한 CA 준비에 시간이 걸린다면, KT의 1.8㎓ 인접대역 할당 포기를 전제로 자사의 LTE-A 서비스 일정을 늦출 수 있다고 역제안을 내놨다.



미래부가 ‘할당조건을 붙이면 늘어나는 LTE 통화량을 처리할 수 없다’라는 KT의 주장에 부담 갖지 않도록 하자는 의미이지만, KT가 받아들일 수 없는 안이란 평가다.

업체 간 이전투구 싸움이 펼쳐지고 있지만 어떤 정책이 ‘2배 빠른 LTE’를 국민 대다수에게 제공할 수 있느냐가 이번 주파수 배분를 보는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CA를 이용한 서비스를 막지 않으면서도 900MHz의 혼신제거(클리어링)에 집중해 KT도 최대한 빨리 CA를 활용한 2배 빠른 LTE(LTE-A)를 할 수 있게 하자는 얘기다. 정부 차원의 혼신제거 투자 활성화 정책이 별도로 준비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동시에 정부가 광대역 LTE서비스 시기를 너무 늦추지 않아 KT 달래기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KT는 1.8GHz 인접대역 할당 후 즉시 사용을, 경쟁사들은 2016년 말 이후 사용을 주장하고 있다.

이런 시나리오라면 통신3사 고객 중 도심 거주자는 연내에 2배 빠른 LTE를 경험할 수 있다. 다만, 전국 제공 시점은 정부 할당 조건에 따라 KT가 가장 빠를 수 있다. KT 1.8GHz 광대역 서비스 사용에 1년 정도 유예를 둔다면 투자에 2년 정도 걸리는 SKT나 LG유플러스엔 불리하고, 2년 이후가 된다면 2배 빠른 LTE를 위해 900MHz 혼신제거에 올인해야 하는 KT가 불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