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 강화하라"..외환은행장, 본부장급 회의 연 까닭은
by이학선 기자
2011.05.26 16:53:21
매각작업 장기화 포석?..경쟁력 훼손 유리할 게 없어
[이데일리 이학선 기자] 지분 매각에 치중하던 론스타가 외환은행(004940) 영업정상화에 무게를 두는 행보를 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론스타는 외환은행 최대주주다.
외환은행은 26일 서울 중구 을지로 본점 대강당에서 래리 클레인 행장을 비롯해 본부장 등 임원, 주요 부서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2분기 시니어 매니지먼트 미팅(SMM)`을 열고 대고객 서비스와 영업지원 강화방안 등을 집중 논의했다.
이 회의는 매분기 정기적으로 개최되는 행사지만 론스타가 하나금융지주(086790)와 외환은행 지분매매 계약을 체결한 지난해 4분기 이후에는 열리지 않았다. 올해 1분기 SMM을 대신한 전국 부점장회의가 있었으나 행사규모가 크게 축소된 채 열려 상당수 직원들은 그런 회의가 열렸는지도 모르게 지나갔다.
| ▲ 래리 클레인 행장은 26일 회의에서 적극적인 대고객 서비스, 영업지원 및 위험관리 강화를 강조하는 등 영업력 강화를 위한 방안을 역설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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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날 회의는 클레인 행장이 영국을 다녀온지 얼마 안된 시점에서 개최돼 주목을 끌었다. 클레인 행장은 지난 10일 씨티그룹에서 주최하는 포럼에 참석키 위해 영국을 방문했다. 금융권에선 그가 영국 방문 중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을 만났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클레인 행장이)출장에서 돌아온 뒤 각 임원들에게 영업복원 대책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며 "론스타로부터 무언가 언질을 받은 느낌"이라고 전했다.
외환은행의 영업력 훼손은 하나금융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다. 우여곡절 끝에 인수했는데 주요 고객이 이탈해있다면 비싼 가격에 인수하는 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나금융과 계약연장을 놓고 협상중인 론스타로선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영업력 훼손에 대한 상대방의 우려를 덜어줄 필요가 있었다는 해석이다.
일부에선 이날 회의를 매각작업이 장기화될 것을 염두에 둔 론스타의 사전포석으로 여기고 있다.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의 확정 판결이 나기까지 길게는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매각에만 매달리다가는 기업가치 훼손을 막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나금융과 계약이 깨져 다른 인수자를 물색하더라도 기업가치가 훼손돼있으면 제값을 받기 어렵고 실적악화는 배당여력이 그만큼 줄어드는 것이라 대책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금융과 계약을 연장해도 그 기간은 최초 계약기간인 6개월을 넘기 어렵다"면서 "그 안에 법률적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된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선 론스타도 그동안 소홀했던 영업부문에 신경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