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별하고 홀로 사는 아버지의 쓸쓸한 죽음"

by이지현 기자
2024.10.17 12:00:03

복지부 2024년 고독사 사망자 실태조사 공개
男>女 5배 이상 60대>50대>40대>70대
고독사 발견 주택>아파트>원룸·오피스텔
1인가구 증가 넓어진 고독사 정의 영향 有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고독사 사망자수가 2년 연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인가구 증가 등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혼 또는 사별로 갑자기 자·타의적 1인가구가 되는 50~60대의 경우 ‘고독사’에 취약해 이들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
17일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2024년 고독사 사망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독사 사망자는 2022년 3559명, 2023년 3661명으로 가장 최근 조사였던 2021년(3378명) 대비 다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10조에 근거해 2022년 최초 조사에 이어 두 번째로 실시됐다. 고독사예방조사연구센터에서 지난 4월부터 9월까지 6개월에 걸쳐 분석했다.

최근 2년간 고독사 사망자수가 증가한 이유는 1인 가구 증가 외에도 이번 조사에서는 고독사를 보다 광범위하게 규정하고 있는 현행 법적 정의(가족, 친척 등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사회적 고립상태로 생활하던 사람이 자살·병사 등으로 임종하는 것)를 적용해 조사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는 게 복지부의 설명이다.

2023년 기준으로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고독사 사망자가 많이 발생한 지역(광역지자체 기준)은 △경기(922명) △서울(559명) △부산(287명) 순이었다. 가장 적게 발생한 지역은 세종(8명)이었다. 이는 인구가 많은 지역, 적은 지역과 대체로 일치한다.

2023년 성별·연령별 고독사 현황(표=복지부 제공)
성별로는 남성 고독사가 여성 고독사보다 많아 남성이 상대적으로 고독사에 취약했다. 2023년 성별 미상자(29명)를 제외한 고독사 사망자 3632명 중 남성은 84.1%(3053명), 여성은 15.9%(579명)로 남성이 여성보다 5배 이상 많았다. 연령대별로는 △60대(1146명)가 가장 많았다. 그 뒤를 △50대(1097명) △40대(502명) △70대(470명) 등이 이었다. 결국 고독사 사망자 2명 중 1명(53.9%) 이상이 50·60대 남성인 셈이다.



고독사가 많이 발생한 장소는 주택(48.1%), 아파트(21.8%), 원룸·오피스텔(20.7%) 순으로 주택에서 발생한 고독사가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고독사 현장은 임대인·경비원·건물관리자(2023년 1263명), 가족(958명), 이웃 주민(705명)이 최초로 발견하는 등 가족보다 임대인·경비원·건물관리자가 최초 발견자인 경우가 더 많았다.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 등 보건복지서비스 종사자가 발견한 경우도 7% 수준(2022년 219명, 2023년 257명)으로 집계됐다.

고독사 사망자 중 자살 사망이 차지하는 비중은 14.1%로 지난 5년(2017~2021년) 대비(16.5~19.5%) 다소 줄었다. 연령대별로 자살 사망자 비중은 20대(59.5%), 30대(43.4%)에서 높았고, 50대(14.1%), 60대(8.3%)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전체 고독사 사망자 중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비중은 2022년 39.7%(1301명), 2023년 41.4%(1413명)로 차츰 늘었다. 이는 경제적 취약 가구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배형우 보건복지부 복지행정지원관은 “이혼과 사별에 노출된 50~60대를 대상으로 한 연령대에 맞는 사업을 할 수 있게 지자체에서 노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