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측 "유동규에 휴대폰 버리라고 지시? '盧 논두렁' 판박이"
by박지혜 기자
2021.10.01 15:06:59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 이재명 경기지사 측은 ‘사고 치면 휴대전화 뺏기지 말라던 이재명, 유동규에 지시 내렸나’라는 등의 보도와 관련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논두렁 시계 사건’을 언급했다.
이재명 캠프 전용기 대변인은 1일 논평을 통해 “국민의힘과 일부 보수 언론은 추악한 선동과 날조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박 대변인은 “국민의힘과 일부 보수 언론은 나치 괴벨스처럼 또 사람을 사지로 몰려고 한다. 치가 떨린다”며 “이들은 다른 내용을 마치 하나의 문장처럼 악의적으로 편집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선정적 보도와 가짜 주장을 사실처럼 왜곡시켜 국민을 현혹하고 있다”며 “인격 말살을 넘어 이재명 후보를 오류의 함정에 빠트려야 만족하겠는가”라고 되물었다.
박 대변인은 “이런 악의적인 행위는 ‘논두렁 시계 사건’의 판박이 아닌가”라며 “연관성이 없는 과거 발언을 끄집어내 허위 사실을 만들어내 국민 정서를 자극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의 추악한 선동과 날조에 속을 국민은 없다”며 “국민의힘과 일부 보수언론은 공작정치를 이만 멈출 것을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TV조선에서 방송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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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의혹의 ‘키맨’으로 알려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행이 지난달 29일 검찰의 압수수색 당시 자신의 휴대전화를 창 밖에 던진 것을 두고, 지난 2016년 이 지사의 “여러분은 절대 사고를 치면 전화기를 뺏기면 안 된다”라는 발언이 재조명 되자 발끈한 것이다.
국민의힘 대권주자 하태경 의원은 “이재명 후보는 이번에도 유동규 씨에게 휴대전화 버리라고 지시했나”라고 비꼬기도 했다.
유 전 대행에 대한 수사가 급물살을 타면서 이 지사 측 대응도 주목된다.
이 지사는 전날 TV조선 주관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방송 토론회에서 유 전 대행이 ‘측근’ 아니었냐는 추궁에 “측근, 측근 하는데 내 비서실에 있었거나 돈이라도 대신 받아서 날 도왔거나 정도는 돼야 측근”이라며 “산하기관 직원인 것을 갖고 내게 자꾸 저한테 뭐라 하면 지나치다”고 받아쳤다.
그러면서도 “내가 관리하는 산하기관의 직원이고, 거기서 문제가 생겼으면 일선 직원이 그랬더라도 내 책임”이라고 밝혔다.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행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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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캠프 총괄본부장인 박주민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에서 “가정대로면 성남시장으로서 부하직원이 잘못한 것이 드러나는 것이지 않느냐”며 “그럴 경우에는 당시 시장으로서 부하직원 관리 부분에 있어서 부족한 부분에 대해선 명백한 유감 표명 등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진행자가 ‘관리 부실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의미냐’고 묻자, 박 의원은 “네, 여러 차례 말했지만 대장동과 관련해서 부정과 비리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이 지사와 관련된 것은 전혀 없다는 것이 우리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경기 성남시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인물로 지목된 유 전 대행은 이날 검찰에 체포됐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받아 이날 오전 9시 30분께 병원에서 진료를 마치고 나오는 유 전 대행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유 전 대행의 신병을 확보한 검찰은 대장동 개발 사업자 선정과 수익 배분 설계 과정에 특혜나 로비가 있었는지 집중적으로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전날 소환에 불응한 유 전 대행에게 이날 오전 10시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받으라고 통보했다.
하지만 유 전 대행은 이날 새벽 병원 응급실에 실려 가 치료와 검사를 받느라 통보받은 시각에 출석하긴 어렵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대행은 대장동 개발 사업에 깊숙이 개입한 인물로, 사업 시행을 맡은 ‘성남의뜰’ 주주 구성과 수익금 배당방식을 설계해 화천대유 측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