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家 수사 김영문 관세청장 “지휘관 믿고 제보해달라”

by김형욱 기자
2018.05.10 10:58:10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출연
유착 의혹 불식 "똑바로 수사하겠다"

김영문 관세청장. (사진=연합뉴스)


[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의 불법 밀수·탈세 혐의를 조사하고 있는 김영문 관세청장이 관련 수사를 위한 적극적인 제보를 당부했다.

김영문 관세청장은 10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관세청 묵인 의혹이 자꾸 강조되다 보니까 (관세청에) 제보를 안 해주고 있다”며 “일단 우리를 믿고 적극적으로 제보해주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내부 직원의 유착 관계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에 “일단 지휘관이 어떤가가 가장 중요하지 않겠나”라며 “유착이 있었더라도 통관하는 사람이 유착된 거고 감사는 엄연히 다른 조직 사람들이 하고 있기 때문에 걱정 안 해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직원 중 좌석 편의를 받은 사실이 있었던 건 확인됐으나 그것 때문에 밀수를 묵인해줬다 보기는 어렵다”고도 했다.

그는 “국민이 진짜 원하는 건 똑바로 수사를 해 달라는 취지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이 수사에는 제보가 결정적으로 중요한 만큼 적극적으로 제보해 달라”고 강조했다.



김 청장은 관련 조사에 시간은 걸리겠지만 최대한 서두르겠다고 했다. 해외 카드 명세에 물품이 정확히 써 있는 게 아니고 해외 구매 물품이 자택에서 발견됐다고 하더라도 그때 산 물품과 동일한 것인지까지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소환 역시 확실히 자료 정리를 마친 후 하는 게 효과적이란 판단이다. 김 청장은 “사실 좀 (입증에)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의 시발점이 된 조현민 전 전무나 조현아 전 부사장, 조양호 회장의 부인 이명희 씨뿐 아니라 일가 전체에 대한 조사를 배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필요하다면 당연히 조양호 회장이나 조원태 대한항공(003490) 사장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국민 의혹이 워낙 큰 사건이니 가능하면 빨리 수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5월 중 소환 여부 질문에도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했다.

한편 김 청장은 지난해 7월 검찰 출신으로는 39년 만에 처음으로 세관 당국 수장을 맡은 인물이다. 기획재정부의 외청인 관세청의 장은 지금껏 주로 내부 승진자나 기재부 세제실장 등 경제 관료가 맡아 왔다. 그는 검찰 재직 당시 대구·수원지검에서 마약·조직범죄수사부장을 지내고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장 등을 지내며 밀수 수사 전문가로 꼽혔다. 참여정부 때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문재인 대통령 밑에서 사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일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