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현아 기자
2013.04.11 16:17:19
보험설계사, 택배기사, 영업사원 등 유리..1년에 최대 144만원 절감 가능
유선전화에도 타격..미래부 정책 둘러싼 이통3사간 접속료 대전 예고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보험설계사 이씨. 500여 명의 고객을 관리하는데 하루에 15회, 통화 당 5분 정도 휴대폰으로 전화를 건다. 회사에 유선전화가 있지만 친밀감때문에 휴대폰을 쓴다. 그가 쓰는 요금제는 LTE 62요금제. 한 달에 6만 2000원을 내지만 기본 음성통화량(350분)을 훌쩍 넘겨 11만 1000원 정도 냈다. 하지만 앞으로는 한 달에 5만 1000원(2년 약정기준)으로 해결할 수 있다. 한 달에 6만 원, 2년이면 144만 원을 절약할 수 있게 된 것이다.
LG유플러스(032640)가 국내 최초로 한 달에 6만 9000원(2년 약정 5만 1000원)을 내면 자사 가입자 뿐 아니라 SK텔레콤, KT 가입자와도 무제한으로 음성통화를 할 수 있는 요금제를 출시한다. 경쟁사도 자사 가입자 간에는 음성통화가 무료이지만, 회사에 관계없이 모두 무제한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5일부터 선보이는 요금제는 ▲34/42/52 요금제(기본료 인상없이 망내 음성통화 무제한) ▲69/79요금제(망외포함 음성통화 무제한)▲89/99요금제(유무선 음성통화 무제한) ▲124요금제(데이터까지 무제한) 등이다. 모두 LTE 가입자가 대상이다.
가장 관심을 받는 것은 69요금제. 한 달에 6만9000원(2년 약정 시 5만 1000원)을 내면 음성통화는 무제한, 문자도 무제한, 데이터는 5GB를 준다. LG유플러스 LTE 고객이 가장 많이 쓰는 요금제가 한 달에 6만 2000원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혜택이 예상된다. 보험설계사, 택배기사, 영업사원, 기자 등 음성통화량이 많은 고객에게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원종규 모바일사업부장(전무)은 “이 요금제로 연간 6000억원 이상 요금인하 효과가 있을 것이고, 1인 당으로는 1만 5000원 정도다”라면서 “LTE 72요금제 가입자 수까지 고려하면 480만 명 정도가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사 가입자간 망내 음성통화 무제한을 출시한 지 얼마 안 되는 SK텔레콤과 KT는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식별음’을 통해 통신회사를 확인하고 맘껏 통화했던 것과 달리, LG유플러스의 음성 무제한은 통신사 모두를 포함하는 진짜이기 때문이다.
특히 유선 전화 서비스 비중이 큰 KT와 저렴한 음성통화 요금으로 승부수를 띄웠던 알뜰폰 사업자들에게는 치명적이 될 수 있다. 한 달에 5만 1000원을 내고 스마트폰으로 무제한 음성통화를 즐긴다면 유선전화 사용이 급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 역시 음성 가입자당매출(ARPU)이 높은 고객이 많아 좌불안석이다.
SK텔레콤(017670)과 KT(030200) 역시 ‘음성통화 전면무료’ 대열에 동참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LG유플러스의 이번 요금제는 접속료율 하향화를 전제로 한 것이어서 미래창조과학부의 접속료 정책을 둘러싼 치열한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이상철 부회장은 “접속료가 통신요금을 왜곡할 수 있으니 요율을 낮추자는 것은 정부도 원하는 바이고, 정말 획기적인 요금제를 내놓는 것도 정부가 원하는 것 아닌가”라고 정부의 정책 변화를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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