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소비·투자 ‘뚝’…경기 추가하락 가능성도(종합)
by김형욱 기자
2019.03.29 10:46:33
통계청 2월 산업활동동향…3대 지표 동반하락
동행·선행지표도 역대 최장 9개월 연속 내려
선행지표 하락에 경기 단기적 추가 하락 가능성
기재부 "주요 경제정책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
| 한 반도체 공장에서 직원이 일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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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김형욱 최훈길 기자] 지난달 우리나라 생산·소비·투자가 동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가 큰 폭 감소했고 생산·소비도 주춤했다. 대규모 신규 설비투자가 사라지면서 경기 추가하락 가능성도 높였다. 경기 현황과 전망을 보여주는 종합지표는 1970년 집계 이후 역대 최장인 9개월 연속 동반 하락했다.
통계청은 29일 2019년 2월 산업활동동향‘을 발표했다. 전산업생산(생산)은 전월보다 1.9% 내리고 소매판매와 설비투자(투자) 역시 각각 0.5%, 10.4% 내렸다. 지난해 12월 3대 지표 모두 하락 후 올 1월에 모두 반등했으나 2월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투자 부문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전월대비 감소 폭은 2013년 11월(-11.0%) 이후 5년3개월 만에 가장 컸다. 반도체 제조용 기계를 비롯한 기계류(-11.5%)와 선박 등 운송장비(-7.1%) 투자 감소가 결정적이었다.
김보경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설비투자는 1~2월 누계로도 지난해보다 21.8% 줄었다”며 “최근 2~3년 디스플레이 장비나 반도체쪽 투자가 많았는데 현재는 새로운 투자가 일어나기 전이라 많이 감소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건설 경기 역시 부진했다. 현재 진행 중인 건설공사 실적을 뜻하는 건설기성은 전월보다 4.6% 줄었다. 건축 부문은 3.5%, 토목 부문도 4.6% 줄었다.
생산 역시 제조업을 중심으로 조정 국면이었다. 생산지표가 전월대비 1.9% 감소한 것도 2013년 3월(-2.1%) 이후 5년11개월만이다. 자동차 업체의 주력 신차가 나오기 전이고 수출이 부진한 게 악영향을 줬다. 소비 부문 역시 했으나 상대적으로는 나았다. 1~2월 누적으론 전년보다 1.2% 상승 흐름이었다. 김보경 과장은 “승용차, 휴대폰 신모델 대기 수요가 실제 소비로 이어지면 다시 오를 가능성이 있는 만큼소비가 꺾였다고 판단하기엔 아직 이른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전반적인 현 경기 흐름은 물론 앞으로의 전망도 나쁘다는 것이다.
지난 2월 현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4p 내리며 11개월 연속 하락했고 앞으로의 단기 경기 예측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0.3p 내리며 9개월 연속 내렸다.
두 지수가 9개월 연속 동반 하락한 것은 1970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이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 11개월 연속 하락도 1997년 9월부터 1998년 8월 하락 이후 20년 만에 처음이다. 지속 기간만 보면 1997년 IMF 외환위기 때보다 더 나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하락 기간 하락 진폭은 1.6p로 외환위기(5.5p)나 2000년대 초 경기침체(2.4p) 때보다는 낮았다.
김보경 과장은 “경기 순환주기가 길어지면서 하락 개월수가 길어진 측면이 있지만 진폭 수준으로 보면 (외환위기 만큼의) 경기 악화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2개월 연속으로 0.3p 하락한 만큼 단기간에는 경기가 좀 더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수출과 투자 부진의 조속한 회복을 위해 올해 경제정책방향과 (무역금융 관련 기업지원을 늘리는) 수출활력 제고대책, 제2의 벤처 붐 확산 전략 등 주요 대책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 통계청 2019년 2월 산업활동동향 중 동행·선행지수 순환변동향 추이. 통계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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