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시장 뒤흔드는 가상현실..노트북도 超고사양화

by이재운 기자
2017.12.28 12:20:00

HP, 키보드 탈착 모바일 워크스테이션 출시
가방에 메고 VR헤드셋 연결하는 액세서리도
"VR, 마니아 중심 PC로 즐기는 수요 상당해"

HP코리아가 최근 선보인 모바일(노트북) 워크스테이션 ‘HP 제트북(ZBook) x2’와 데스크톱형 워크스테이션 ‘HP Z 시리즈’ 제품을 회사 모델이 소개하고 있다. HP코리아 제공
[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가상현실(VR)이 PC 시장을 비롯한 IT 업계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과거에는 소형 서버로 이용하던 제품의 용도를 실무 작업용 기기로 바꿔놨고, 콘텐츠나 과학 연구 분야로도 활용되며 기반이 넓어지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VR 기술과 관련해 고사양 PC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과거 중소기업에서 소형 서버나 그래픽 작업 등에 활용해 온 ‘워크스테이션’ 제품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리포트링커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6년까지 10년간 워크스테이션 관련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CAGR)은 9.8%를 기록할 전망이다. 워크스테이션 제품의 가격이 최소 90만원, 많게는 300만원대 이상인 고가 제품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숫자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평가한다.

이런 시장 성장을 이끄는 것은 바로 VR이다. HP코리아는 최근 한국 시장에 신제품 소개 행사를 진행하며 업계 첫 키보드 탈부착식 모바일(노트북) 워크스테이션 ‘HP 제트북(ZBook) x2’를 선보였다. HP는 또 이와 함께 데스크톱형 제품도 크기를 줄여 가방(백팩)에 넣어 VR헤드셋과 연결할 수 있도록 만들고, 전용 액세서리도 선보였다. VR 콘텐츠 제작 시 개발자가 VR 기기와 연결해 시연을 하며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점에 착안해 개발한 제품이다.



정운영 HP 아시아태평양 사업개발 매니저(상무)는 “VR 개발자가 자신이 만든 앱이나 콘텐츠를 테스트하면 기존의 경우 다른 사람들이 워크스테이션 PC와 여기에 연결된 줄까지 같이 잡고 따라다녀야하는 불편이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번거로움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크스테이션이 개발자를 위한 제품이라면, 국내·외 PC 제조사들이 선보인 고사양 게임용(게이밍) PC에 대한 수요도 상당하다. MSI, 레노버, 델 등 해외 업체는 물론 국내에서는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 주연테크(044380) 등이 VR을 즐길 수 있는 게임용 PC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VR이 현재 스마트폰을 이용한 형태를 넘어 마니아 층을 중심으로 PC에서 콘텐츠를 즐기는 수요도 점점 늘어나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특히 최근 서울 번화가 일대에 등장한 ‘VR방’처럼 다양한 콘텐츠가 증가하고 있어 업계도 이에 대한 수요 공략에 나서는 상황이다.

VR 기술은 더 나아가 과학 연구에도 VR은 활용되고 있다. HP와 엔비디아, 오토데스크, 에픽게임스, HTC 등 IT 업계 주요 업체들이 공동으로 추진 중인 ‘HP 마스 홈플래닛(Mars Home Planet)’ 프로젝트는 화성에서 인류가 살아가기 위한 주요 환경을 연구하고 실험하는 사업이다. 여기에도 역시 워크스테이션 등 고성능 PC와 VR 헤드셋을 연계해 시너지를 도모하고 있다.

HP코리아가 27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진행한 워크스테이션 신제품 발표회에서 한 방문자가 VR 헤드셋과 워크스테이션 PC를 연결한 채 콘텐츠를 체험하고 있다. HP는 제품 크기와 무게를 줄이고 여기에 맞게 설계한 전용 백팩을 선보였다. 사진=이재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