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 삼성家 신세계, 삼성벽에 막혀 눈물

by민재용 기자
2015.07.10 17:06:34

[이데일리 민재용 기자]‘삼성이라는 벽을 넘지 못했다.’ 범 삼성가인 신세계(004170)의 앞길을 막은 것은 다름 아닌 ‘삼성’이었다.

신세계그룹은 가장 강력한 서울 신규 면세 사업 후보자 중 하나였으나, 사촌인 호텔신라의 벽을 넘지 못하고 면세사업 서울 입성의 꿈을 접어야 했다.

신세계는 입찰 초기부터 강력한 우승 후보로 분류됐다. 이명희 회장의 지원 아래 그룹 모태인 본점 명품관을 통째로 면세점 사업 후보지로 내놓는 초강수를 두며 서울 입성에 대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호텔신라가 범 현대가인 현대산업개발과 손잡는 깜짝 카드를 꺼내면서부터 박빙의 승부를 펼쳐야 했다.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이 합작해 만든 HDC신라면세점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든든한 지원아래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부상했다.



신세계는 호텔신라가 면세 사업권을 따낼 경우 범 삼성가 프레임에 갇혀 입찰 전에서 패배할 것이라는 우려를 받아왔고 결국 현실이 됐다.

재계 한 관계자는 “입지나 경험 등을 보면 신세계가 신규 사업자로 선정돼도 하등 이상할 것이 없으나 결국 삼성 프레임을 넘지 못했다”며 “잘 나가는 사촌 호텔신라의 독주로 가장 피해를 본 것은 신세계그룹”이라고 말했다.

이번 입찰 전에는 실패 했지만 신세계는 면세 사업 서울 입성의 꿈을 이루기 위해 연말에 열리는 입찰전을 준비하고 있다. 연말 입찰 전은 유통계 라이벌 롯데의 소공동과 잠실 면세점을 뺐어야 하는 더 힘든 승부지만 이를 피하지 않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