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유미 기자
2014.12.10 15:19:43
테러 용의자 심문 수법 담긴 보고서 공개
CIA 거짓 보고..정보 수집에 효과 없어
[이데일리 이유미 기자]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테러 용의자들을 심문하는 수법으로 잠을 재우지 않거나 성고문으로 위협을 하고 모의 무덤을 만들어 묻는 등 잔인한 방법을 동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는 9일(현지시간) CIA가 테러 용의자를 대상으로 자행한 고문 실태가 담긴 보고서를 공개했다. CIA 고문보고서에는 지난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 부시 행정부 때 CIA가 비밀수감소에 수감된 알카에다 대원들에게 자행한 고문 실태가 적나라하게 담겨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CIA는 그동안 알려진 것보다 더 잔인하고 가혹한 방법으로 수감자들을 고문해왔다. CIA에 수감된 최소 119명 가운데 39명이 선진 심문기술(enhanced interrogation techniques)에 당했다.
◇ 죽기 직전까지 물고문·노골적인 성고문 등 자행
CIA는 첫번째 수감자인 아부 주바이다(Abu Zubaydah)를 시작으로 심문 기술을 강화했다. 아부 주바이다는 ‘입 가득 기포가 채워져 대답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될 때까지 물고문을 당했다. CIA 내부 기록에 따르면 칼리드 모하매드(Khalid Shaykh Mohammad)는 ‘거의 죽기 직전((series of near drowning)’까지 당했다.
며칠 또는 몇 주 동안 반복하면서 수감자를 때리는 것은 물론 벽으로 밀치는 수법을 함께 사용했다. 잠을 안재우고 벌거벗은 상태로 두는 수법은 동시에 이뤄졌다. CIA는 수감자를 서있거나 불편한 자세로 180시간(7.5일)동안 잠을 재우지 않았다. 때로는 손을 머리 위로 올려 쇠고랑을 채우게했다. 수감자 중 최소 5명은 잠을 자지 못해 환각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체모를 모두 깎고 나체로 낮은 온도의 방에 가둔 후 밝은 조명과 시끄러운 소리에 노출시키는 고문도 행해졌다.
또 CIA는 고문을 위해 벌레를 사용하거나 모의 무덤(mock burial)을 만들기도 했다. 성고문을 자행하기도 했으며 용의자를 위협하기 위해 ‘러시안룰렛(총알을 한발 만 넣고 멀에 총을 쏘는 것)’도 이용했다.
수감자들에게 의학적으로 불필요한 ‘항문을 통한 음식물 투여(rectal feeding)’, ‘항문을 통한 수분 투여(rectal hydration)’도 자행했다.
CIA는 이 보고서에 대해 인정하지 않았으며 심문 수법에 대해 “최소한으로 할 수 있는 강압적인 기술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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