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보니]단단함 더해 ‘눈도 즐겁다’…‘애플워치 울트라’ 매력은?(영상)

by김정유 기자
2022.10.28 15:04:51

49mm의 대형 화면, 티타늄 소재로 경량화·강도 ↑
운동선수·모험가용, ‘애플워치8’대비 2배 밝아
수심 40m 방수도, 배터리 사용시간은 ‘약 3일’
고기능·디자인 매력있지만, 115만원 가격은 ‘글쎄’

49mm의 커다란 화면, 플랫한 외관 디자인이 매력이다. (영상=김정유 기자)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오랜만이었다. 디자인 하나만으로 구매를 고민하게 만든 제품은. 애플이 올 가을 처음으로 선보인 스마트워치 ‘애플워치 울트라’가 그 주인공이다. 이 제품은 아웃도어용에 더 가깝지만 외관 디자인만으로도 일상용으로 사용하고 싶은 욕구를 일으킨다. 전체적으로 남성적인 외관 디자인, 튼튼하고 빈틈없어 보이는 만듦새가 매력이다. 기능 자체도 일반 ‘애플워치’ 시리즈에 비해 고성능이다. 물론 가격은 그만큼 비싸다.

애플코리아로부터 약 1주일간 ‘애플워치 울트라’(이하 울트라)를 대여받아 사용해봤다. 울트라는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아이폰14’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왼쪽 손목에 찼던 제품이다. 팀쿡 CEO가 브리핑을 하는 와중에도 울트라는 손목에 묵직한 존재감을 나타냈다. 실제 제품을 받아보니 더 크고 묵직하다는 느낌이 전달돼 왔다. 과거 어린시절 애용했던 사각형 양은도시락통이 손목에 얹혀져 있는 듯한 모습이다.

애플워치 울트라의 기본 화면. (사진=김정유 기자)
울트라의 크기는 49mm다. 상당히 크다. 일반적인 아날로그 시계도 보통은 41mm와 44mm로 돼 있는데 울트라는 거의 50mm에 육박한다. 이번 함께 나온 ‘애플워치8’도 41mm와 45mm로 구성된 점을 보면 크기만으로도 울트라의 지향점을 알 수 있다. 바디는 티타늄 소재로 돼 있다. 티타늄은 구리보다도 가볍고 내구성은 강철에 비해 2배나 높다. 한 마디로 비싼 소재다.

전면 유리는 사파이어 글래스로 특이한 건 없다. 다만 이 사파이어 글래스 모서리까지 티타늄이 감싸고 있다는 건 특징이다. 유리 자체를 티타늄이 보호해주기 때문에 외부 충격에 강할 듯 하다. 디자인이 일체형으로 느껴져 이미지상으로도 단단해 보이고 고급스럽다. 디지털 크라운도 티타늄 바디가 덮고 있는데 외부 활동에서 사용하는 울트라인만큼 크라운을 보호해주는 역할인 듯 했다.

또 하나 눈길을 끈 건 동작 버튼이다. 오렌지 색으로 칠해진 이 버튼은 커스터마이징(맞춤화)이 가능하다. 운동 기능은 물론이고, 나침반 지점 설정, 다이빙 시작 등을 사용자 입맛에 맞도록 변경 가능하다. 이 버튼은 울트라에만 적용된 기능이다. 울트라는 화면 밝기가 역대급이다. 무려 2000니트다. ‘애플워치8’이 1000니트임을 감안하면 2배나 밝다. 햇빛이 매우 강한 외부에서도 울트라 화면은 쉽게 볼 수가 있었다. 이리저리 손을 감싸며 볼 필요가 없는 셈이다.

디지털 크라운을 돌리면 빨간 색으로 바뀌는데, 이는 야간에 직관적으로 볼 수 있도록 만든 기능이다. 실제 야간에 이 모드로 울트라를 사용해보니 상당히 유용했다.(은은한 멋도 있다) 필요한 정보만 볼 수 있는 거다. 또한 일반 애플워치와 달리 듀얼 스피커와 3마이크 어레이가 탑재됐다. 울트라 본체 양옆으로 작은 구멍들이 여러 개 분포돼 있는데 이것이 마이크와 스피커다.

충돌 감지, 생리주기 추적 등 ‘애플워치8’에 처음 도입된 기능들도 울트라에 포함됐다. 충돌 감지의 경우 새로운 고중력 가속도계와 향상된 3축 자이로스코프(회전체의 역학적인 운동을 관찰하는 기구), 기압계, 마이크, GPS 등을 통해 사고 발생시 자동으로 응급서비스까지 연결해준다.

애플워치 울트라의 측면. 디지털 크라운을 외부 티타늄 본체가 보호하는 구조다.(왼쪽) 애플워치 울트라만 적용된 오렌지색 동작 버튼. (사진=김정유 기자)
충돌 감지는 실제 실험은 못해봤지만 대신, GPS의 정확성은 느낄 수 있었다. 울트라는 정밀 이중주파수 GPS를 탑재했는데 일반 스마트워치는 1개 주파수만 사용한다. 2개 주파수를 사용한다는 건 그만큼 정확도가 높다는 의미다. 고층 건물 때문에 주파수가 반사돼 정확도가 떨어지는 도심에서도 유용하다. 실제 산이나 오지 같은 곳에선 더 믿음직스러울 듯하다.



울트라는 수심 40m까지도 방수를 지원한다. 다이버들에게 필요한 기능인데, 수심 10cm 아래로 가져가면 바로 파란 색으로 연출된 잠수 모드가 활성화된다. 화면에 수심, 수온, 다이빙 타입 등이 나타난다. 일반적인 생활 방수를 넘어 다이빙 등 수상 취미활동에도 유용한 기능처럼 보였다. 또 나침반 앱을 키면 길을 헤매거나 방향 감각을 잃었을 때 왔던 길을 되짚어주는 ‘경로 되짚기’ 기능도 제공하는데 이는 삼성전자 ‘갤럭시 워치 프로’에도 있어 크게 새롭진 않았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배터리 사용 시간이었다. 애플은 울트라의 배터리 사용 시간을 일반 환경 기준으로 최대 36시간으로 발표했다. 실제 배터리 사용 시간을 재봤는데, 수면측정 등 일반적인 기능을 모두 사용했을 시 3일 정도는 꺼지지 않았다. 기존 배터리 시간 때문에 불만이 많았던 애플워치 이용자라면 눈에 띄는 발전이다. 저전력 모드로 갈 경우엔 최대 60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문제는 가격. 무려 114만9000원이다. ‘애플워치8’이 59만9000원부터라는 점을 감안하면 약 2배 값이다. 외부에서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기는 이용자라면 유용할 수는 있다. 다만 이 분야에 특화된 미국 가민 스마트워치가 기능적으로는 더 세분화·전문화돼 있는데, 이를 능가할 수준인지는 모르겠다. 또한 여성 이용자라면 49mm나 하는 울트라는 약간 부담스러울 수 있다. 남성 이용자들이라도 손목이 얇다면 상당히 부자연스럽다.

때문에 일상용으로 스마트워치를 구매하려는 사람이라면 울트라는 최선의 선택이 아니다. 울트라는 분명 운동선수나 모험가들을 위한 스마트워치다. 물론 배터리 사용기간이 길어져 구매를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것도 기존 애플워치에 비해 늘어났다는 것이지 다른 중국 제품들에 비하면 새발의 피다.

그럼에도 울트라를 보면 디자인 측면에서 왠지 모를 끌림이 느껴진다. 이것이 애플 감성인지는 모르겠다.(기자는 갤럭시 이용자다) 단단하면서 플랫한 디자인, 그리고 애플 특유의 깔끔한 마감 등 이용자들로 하여금 끌리게하는 디자인 강점은 울트라를 통해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애플워치 울트라의 뒷면. (사진=김정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