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롯데 화해할까…범롯데家 추도 행렬
by김범준 기자
2021.03.28 19:32:19
신격호 장녀 신영자 등 범롯데 가족 조문 발길
영정 옆 신동빈 조화 눈길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고(故) 신춘호 농심 회장의 빈소에는 이틀 연속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고인의 넋을 기리기 위한 유족 등 범롯데가(家)를 비롯한 재계의 조문 행렬은 계속됐다. 특히 신 회장의 사위인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이틀 연속 빈소를 지키며 주요 조문객들을 배웅하는 지극 정성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 신영자(오른쪽) 전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이 28일 고(故) 신춘호 농심 회장 조문 후 사촌동생 신동원(왼쪽) 농심 부회장을 위로하고 있다(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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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신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전날에 이어 범롯데 오너 가족들과 전문경영인들의 조문이 잇따랐다. 오전 10시30분쯤 송용덕 롯데지주 부회장이 빈소를 찾았고, 오후 3시30분쯤에는 롯데가의 장녀 신영자 전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이 방문했다. 신 전 이사장은 롯데 창업주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의 장녀로, 신 회장의 조카다. 전날에는 신 회장의 동생 신준호 푸르밀 회장과 조카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 황각규 전 롯데지주 부회장 등이 다녀갔다.
신격호 회장의 두 아들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근조 화환을 보내는 것으로 마음을 대신했다. 둘 다 현재 일본에 머물고 있는 관계로 입국해도 코로나19 자가격리 절차에 따라 조문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특히 신동빈 회장의 조화가 신 회장 빈소에 놓인 영정사진과 가장 가까운 자리에 위치해 눈길을 끌었다.
이를 본 재계에서는 농심가와 롯데가가 화해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를 하고 있다. 신 회장은 1965년 라면 사업 추진을 놓고 형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과 갈등을 겪은 끝에 라면업체 롯데공업을 설립하며 독립했다. 그러다가 신격호 회장이 롯데 사명(社名)을 쓰지 못하게 하자 아예 1978년 사명을 농심으로 바꾸고 롯데와 결별했다.
지난해 1월 신격호 회장 별세 당시 신춘호 회장의 조문 여부가 세간의 관심을 모았지만, 그는 결국 형의 빈소에 나타나지 않았다. 대신 장남인 신동원 농심 부회장이 조문했다.
한편 이날 ‘국수’ 조훈현 9단(전 국회의원), 정몽규 HDC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 이웅렬 전 코오롱그룹 회장 등 정·재계 주요 인사들이 차례로 빈소를 찾아 애도했다. ‘손이 가요 손이 가, 새우깡에 손이 가요’로 유명한 새우깡 CM송을 작곡한 가수 윤형주씨도 조문 행렬에 동참했다.
전날 재계에서는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이 다녀갔으며,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오후 9시쯤 이곳 빈소를 찾아 상주를 면담하고 “신 회장께서 돌아가셔서 많이 아쉽다”고 위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