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르노삼성, 내수 전기차 시장 선점戰 ‘후끈’

by김형욱 기자
2013.08.26 16:56:04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한국GM과 르노삼성의 내수 전기차 시장 선점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전기차는 각 브랜드의 친환경성을 보여주는 일종의 ‘전시 효과’였는데, 이제부터 실제로 판매하는 ‘양산 모델’이라는 점에서 경쟁은 한층 치열할 전망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27일 전기차 ‘쉐보레 스파크EV’ 신차발표회를 열기로 했다. 르노삼성은 7월 15일 전기차 ‘SM3 Z.E.’ 사전 예약판매를 시작한 데 이어 10월 출시할 계획이다. 한국GM과 르노삼성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시장 선점에 나선 것이다.

공공기관이 아닌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순수 전기차가 출시하는 것은 처음이다. 2011년 12월 기아자동차(000270)가 레이EV를 선보이며 전기차 시대를 열었고, 스파크EV나 SM3 Z.E.도 일부 판매됐으나 공공기관이나 특정 사업자에 한정됐다.

하지만 내년부터 전기차가 본격적으로 쏟아진다. 기아차는 쏘울 전기차를 출시하고, BMW코리아와 폭스바겐코리아도 각각 i3와 골프 전기차를 내놓을 계획이다. 현대차(005380)도 오는 2015년께 준중형급 전기차 출시를 검토한다.

쉐보레 스파크EV
SM3 Z.E.
앞다퉈 전기차 출시에 나서는 이유는 시장 선점이 주는 효과 때문이다. 특히 규격이 통일된 완속 충전과 달리 급속 충전 방식은 제각각이다. 누가 선점하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다. 급속충전 방식으로 현대·기아차는 ‘차데모’ 방식을, 르노삼성은 ‘AC방식’을 각각 채택하고 있으며, 한국GM과 BMW는 ‘콤보’ 방식을 사용 중이다.



현대·기아차와 르노삼성은 급속충전 방식에 큰 차이가 없어 서로 호환할 수 있지만 27일 출시하는 쉐보레EV는 방법이 달라 여전히 협의 중이다. 차대모와 AC방식은 교류(AC) 방식을 사용하고, ‘콤보’는 교류와 직류(DC)를 혼합한다. AC 방식이 구조가 간단하고 가격도 낮지만, 성능은 콤보가 우위다.

국내 시장을 선도하는 현대·기아차의 방식이 국내 표준이 될 가능성이 유력하지만, 미국과 유럽 시장에 대한 수출까지 고려한다면 한국GM과 BMW의 ‘콤보’ 방식도 매력적이다. 누가 시장을 선점하느냐에 따라 급속충전 방식의 표준이 바뀔 수 있다.

대량 판매 가능성은 적다. 4000만 원 전후의 높은 가격대와 미흡한 충전 인프라 때문이다. 르노삼성이 가격을 공개한 SM3 Z.E.는 4500만 원이다. 회사는 환경부 보조금(1500만 원), 지자체 보조금(800만 원)에 800만 원 상당 완속 충전기 지원, 세제 혜택을 더하면 1900만 원에 살 수 있다고 홍보하지만, 이는 환경부가 선정한 10개 전기차 선도도시(서울·제주·대전·광주 등)의 특정 사업자에 국한돼 있다.

충전 인프라도 늘고 있다고는 하지만 한번에 150㎞밖에 못 가기 때문에 일반 대중에 보급하기엔 여전히 부족하다.

그러나 전기차가 내년 이후부터 공동이용 방식 등을 통해 활성화할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 서울시내 전기차 공동이용 사업자 씨티카의 회원 수는 이달 초 1만 2000명을 돌파하는 등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씨티카 관계자는 “구매한 레이EV 120대 대부분이 운영 중이며, 최근 회원과 이용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기아차 레이EV
BMW i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