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해서 1점을?"…'보호대'도 없이 '최강 김우진' 상대했다[파리올림...

by이로원 기자
2024.07.31 14:15:18

''아프리카 최빈국'' 차드 대표팀 이스라엘 마다예 선수
김우진 선수 상대로 양궁 1점…중계 화면서 사라진 화살
''체스트 가드'' 없는 열악한 상황서 경기 펼쳐
SNS 응원 물결 "진정한 올림픽 정신이다"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에서 한국 양궁 대표팀의 맏형 김우진 선수(32·청주시청)와 맞붙은 이스라엘 마다예 선수(차드)의 사연이 공개되면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사진=MBC 캡처
30일(한국 시간) 김 선수는 프랑스 파리의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32강에서 린즈샨(대만)을 6-0으로 꺾고 16강에 올랐다.

이에 앞서 이날 김 선수는 개인전 첫 경기인 64강에서 아프리카 차드의 이스라엘 마다예 선수를 상대했고 6-0(29-26 29-15 30-25)으로 완승을 거뒀다.

이날 김 선수는 9발 가운데 7차례나 화살을 10점에 꽂으며 기량을 뽐냈다. 반면 마다예 선수는 2세트에서 김 선수와 14점이라는 큰 점수 차를 보였다. 그 이유는 1점을 쐈기 때문이다. 중계 화면에서도 벗어나 과녁에 꽂히는 소리면 들렸을 뿐 화살이 제대로 잡히지 않았다.

올림픽처럼 큰 규모의 국제 양궁 경기에서 보기 힘든 1점에 누리꾼들은 마다예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가 양궁 선수라면 가슴에 꼭 다는 보호대인 ‘체스트 가드’(활시위가 가슴을 때리는 것을 보호하는 장비)도 쓰지 않았고, 스폰서가 없는 민무의 티셔츠를 입고 경기를 펼친 점도 궁금증을 자아냈다.

마다예의 출신 국가인 차드는 과거 프랑스 식민지였던 아프리카 최빈국 중 하나다. 차드에서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는 마다예를 포함해 단 3명뿐이다. 데모스 멤넬룸(30) 선수는 유도 여자 70㎏급에, 발렌틴 베투주(33) 선수는 마라톤 종목에 출전했다.



사진=이스라엘 마다예 인스타그램 캡처
어린 시절 축구를 좋아했던 마다예 선수는 과거 한 인터뷰를 통해 “19세 때 활 쏘는 법을 배우는 어린이들을 보고 마음을 빼앗겨 양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른 스포츠를 머릿속에서 완전히 잊어버리고 양궁에만 집중했다”며 “난 항상 화살을 쏘고 싶어 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장비·코칭이 부족한 열악한 상황에서도 양궁 연습에 매진해 지금의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제 전 세계 사람들이 차드 출신으로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사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퍼지면서 누리꾼들은 “진정한 올림픽 정신을 보여줬다” “다음 올림픽에서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긴장해서 1점 쏜 듯” 등 아낌없는 응원과 격려를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