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회복세 여전히 견고한데…"생산위축 땐 고용도 악화"

by최정훈 기자
2022.06.13 15:02:48

고용부, `5월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 발표
고용보험 가입자 1478.6만명…전년대비 52.2만명 증가
전 업종·연령층 증가…구직급여 신규신청·지급액도 줄어
"낮아지는 성장전망…공급망·고물가·고금리 등 위험요인"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위기와 물가 상승, 금리 인상 등 경기 불안 요소가 산재해 있지만, 국내 고용지표는 여전히 견고한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경기 불안 요소가 산업 현장의 생산 위축으로 이어지면 고용지표도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9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 수원시 일자리 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취업활동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3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5월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1478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52만2000명 증가했다. 고용보험 가입자는 5개월 연속 50만명 이상이 늘었고, 특히 모든 산업, 모든 연령 계층에서 피보험자가 증가했다.

천경기 고용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제조업은 전자통신, 식료품, 금속가공, 전기장비, 기계장비 등을 중심으로 지난해 1월 이후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서비스업도 돌봄·사회복지 및 비대면 수요 증가, 방역지침 완화 등에 따른 대면서비스업 회복 등에 힘입어 공공행정을 제외한 모든 업종에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 지난달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는 366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8만2000명(2.3%) 늘어 17개월 연속 증가했다. 지난달 서비스업 고용보험 가입자는 1020만명으로 1년 전보다 40만6000명(4.1%) 늘었다. 특히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던 음식숙박업은 방역수칙 완화, 기저효과 등으로 지난해 12월 이후 증가했고, 음식·음료업은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다만 공공행정은 지난해 코로나19 대응 등을 위해 확대했던 방역일자리 등 직접일자리 규모 축소로 이번 달 감소로 전환했다. 또 택시 등 육상운송업과 항공운송업, 은행 등은 감소세가 이어졌다.



자료=고용노동부 제공


지난달엔 구직급여 신규신청자와 지급자, 지급액도 모두 감소했다. 구직급여 신규신청자는 8만5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2.0% 감소했다. 산업별로는 △건설업(-4000명) △제조업(-1000명) △숙박음식(-1000명) 등에서 주로 줄었다.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자도 63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6만8000명(-9.7%) 감소했고, 지급액은 1조150억원으로 628억원(-5.8%) 줄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위기나 물가 상승, 금리 인상 등 경기 불안 요소에도 고용지표가 견고한 강세를 보인 셈이다. 다만 고용보험 가입자 통계의 경우 위험 요인이 곧바로 반영되지 않는다. 고용부가 매월 발표하는 노동시장 동향은 고용보험 가입자 중 상용직과 임시직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특수고용직·플랫폼 종사자, 자영업자, 초단시간 노동자 등은 제외된다.

그럼에도 고용부는 단기적으로 고용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천 과장은 “통계청의 4월 취업자 수도 86만명 늘었는데, 생산가능인구가 30만명 미만으로 증가하는 것에 비해 취업자가 크게 증가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이는 통계적으로는 코로나 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지만, 추세적 성장까지 반영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아직 회복과정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경기 침체가 장기간 이어지면 고용지표도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고용부의 설명이다. 천 과장은 “경제 상황으로 보면 지난해 코로나 위기에서 크게 회복되면서 4% 성장했지만, 올해 성장률 전망은 계속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위험 요인이 굉장히 많고, 이것들이 산업 현장에서 생산 위축으로 작동하면 채용 등 수요가 부족해질 수도 있다”고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