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안전성 無입증 가습기 살균부품 여전히 판매(종합)
by박기주 기자
2020.10.06 11:39:00
사참위, 가습기살균제 기업 피해지원 적정성 중간조사 결과 공개
삼성 76종, LG 56종 가습기서 안정성 입증안된 살균부품 사용
가습기 생산 중단됐지만 살균부품 여전히 판매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가전기업들이 판매한 가습기에 안정성이 입증되지 않은 살균부품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부품은 아직도 온라인 등을 통해 구매할 수 있는 상황이어서 이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6일 오전 서울 중구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 대회의실에서 기업의 피해지원 적정성 중간조사 결과보고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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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는 6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업의 피해지원 적정성’ 조사에 대한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사참위 관계자는 “가습기에 장착된 살균부품이 아무런 조치 없이 방치돼 왔으며 심지어 지금도 판매되고 있다”며 “특히 현재 판매되고 있는 살균부품은 유해성 여부에 대한 검증이 실시된 바 없어 자칙 국민 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줄 수 있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번 발표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판매한 76종의 가습기와 LG전자가 판매한 56종의 가습기에는 안정성이 입증되지 않은 살균부품이 장착됐다. 웅진코웨이와 쿠쿠 등 중소기업에서도 해당 살균부품을 장착한 제품을 팔았지만 아직 구체적인 판매 현황은 집계되지 않았다.
살균부품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물에 타 사용하는 ‘가습기 메이트’ 등 제품과 달리 가습기 내 필터 형식으로 장착돼 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 2012년 이 부품을 가습기살균제의 일종으로 결론 내린 바 있다. 가습기 내 물에 용출되는 방식으로 특정 물질이 용출되는 방식 등을 고려할 때 가습기살균제로 해석하는 것이 맞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대해 가전기업들이 반발해 수차례 이를 제외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정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 6일 오전 서울 중구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업의 피해지원 적정성 중간조사 결과보고 기자회견에서 정진극 가습기살균제 피해지원팀장이 가습기 살균부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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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조치 이후 허가나 승인을 받은 살균부품이 없고, 해당 부품에 포함된 무기성분이 안전하다는 입증 시험도 거치지 못한 상황이라는 점이다. 현재 살균부품을 장착한 가습기는 생산이 중단됐지만, 온라인 및 오프라인을 통해 살균부품을 따로 구매해 교체할 수 있다.
더욱이 삼성전자 등 업체들은 해당 부품을 3~5개월마다 교체할 것을 권장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적절한 안정성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채로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사참위 관계자는 “생활제품으로 판매된 가습기 살균제에 대해서는 판매중지와 수거 및 독성실험 등 조치가 있었지만, 가습기 살균제에 해당하는 살균부품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 없이 방치됐다”고 설명했다.
사참위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에 시정요구를 하는 한편 조사를 마무리하는대로 법적 조치 등을 강구할 계획이다. 다만 아직 위해성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현재 해당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살균부품을 제거한 채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황전원 사참위 지원소위원장은 “가습기살균제에 해당하는 살균부품이 지금까지 방치된 과정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진행하고 필요하면 그에 상응하는 법적 조치도 취할 계획”이라며 “우선 국민에게 시급히 그 실상을 알리고 정부와 기업이 조치를 하도록 중간공개를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