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토막 실적 정유사, 급여 껑충 오른 속사정은?

by김보경 기자
2013.04.02 16:59:34

평균급여 산정 방식 변경·상여금 등 포함 동일 기준 적용
SK에너지>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S-Oil 順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순익이 반토막 난 정유사들의 지난해 직원 평균급여가 전년에 비해 최고 40%까지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 악화로 성과급도 제대로 못받은 정유사 직원들은 ‘의아하다는’ 반응인데, 올해부터 기업이 직원들의 평균급여를 공시하는 기준이 변경됐기 때문이다.

단위: 만원,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2일 4개 정유사들이 공시한 2012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정유사 직원의 평균급여가 전년에 비해 15~40% 인상됐다. 인상폭이 가장 큰 곳은 GS(078930)칼텍스로 6326만원에서 8854만원으로 40%나 올랐다. SK에너지(096770)도 6569만원에서 8930만원으로 36% 증가했다.

현대오일뱅크는 6335만원에서 7597만원으로 20%, S-Oil(010950)도 6278만원에서 7276만원으로 16% 인상됐다.

하지만 정유사들은 지난해 실적 악화로 골머리를 앓았다. 국제 유가 하락과 정제 마진 약세로 순익은 반토막 났고, 매년 200~300%씩 받던 성과급도 아예 받지 못하거나 일부만 지급됐다. 이러한 까닭에 특별히 급여가 오를 이유가 없다는 것.



이유는 공시 기준의 변경 때문이었다. 기업들은 한 해를 결산하는 사업보고서에 직원의 수와 함께 평균급여를 공시해야 한다. 하지만 평균급여라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서, 회사에 따라서 성과급과 퇴직금, 수당 등을 포함해서 공시하기도 하고, 일부만 포함하거나 아예 제외한 금액을 기재하는 등 제각각으로 공시해왔다.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라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8월부터 평균급여를 근로소득지급명세서의 근로소득과 같게 기재하도록 했다. 퇴직금, 성과급, 수당 등 실제로 받는 모든 금액이 포함된 셈이다.

정유사의 한 관계자는 “실제로 급여가 인상된 것이 아니라 공시 기준이 달라진 것”이라며 “인상폭이 큰 회사는 그동안 성과급 등을 제외하고 공시를 했던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기준이 같아지자 정유사 중 어느 회사가 직원에게 급여를 가장 많이 주는지도 명확해졌다. SK에너지가 893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GS칼텍스(8854만원), 현대오일뱅크(7597만원), S-Oil(7276만원) 순이다.

한편 지난해 4개 정유사의 당기순이익은 1조675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3조5441억원보다 52.7%나 감소한 것이다. SK에너지가 1927억원으로 74.2% 급감했고, 현대오일뱅크(1713억원)와 S-Oil(5800억원)이 각각 53.2%, 51.3%, GS칼텍스(6314억원)는40.8%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