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3분기 영업익 4483억…전기차 캐즘 속 ‘선방’(상보)

by김은경 기자
2024.10.08 12:07:29

영업익 전년비 38.7% 줄었으나
전분기와 비교하면 129.5% 늘어
IRA 제외 영업손실 2525억→177억 축소
벤츠와 수조원대 계약으로 반등 기대감↑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3분기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을 뚫고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 의존도는 큰 폭으로 낮추면서 자체적인 경쟁력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선 모습이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8일 공시를 통해 3분기 잠정실적으로 매출 6조8778억원, 영업이익 448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던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4%, 38.7% 감소했다. 다만,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1.6%, 129.5% 증가하며 실적이 확연히 개선되는 모습을 나타냈다.

LG에너지솔루션 분기별 실적 그래프.(사진=LG에너지솔루션)
이번 실적은 에프앤가이드 등 시장 컨센서스(평균 전망치)인 매출 6조7257억원, 영업이익 4200억원을 소폭 상회했다. 올해 들어 1000억원대로 내려앉았던 분기 영업이익이 크게 회복했단 점도 주목한 만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1분기와 2분기 각각 1573억원, 1953억원의 부진한 영업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3분기 IRA 세액공제 금액은 북미 완성차들의 전기차 판매가 늘면서 전분기(4478억원) 대비 소폭 증가한 4660억원을 기록했다. 이를 제외한 영업손실은 177억원으로 전분기(2525억원) 대비 크게 줄었다. IRA 보조금 규모가 소폭 늘었음에도 적자 폭을 크게 줄여 보조금 의존도를 낮춘 것이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전날 연 비전선포식에서 2028년까지 2023년(33조7455억원) 대비 매출을 2배 이상 성장시키고 IRA 세액 공제를 제외하고서도 10% 중반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을 달성해 안정적인 수익성과 현금 창출 능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3분기 매출 상승은 유럽과 북미 지역 주요 완성차(OEM)향 전기차 파우치 공급이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북미 전력망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출하량이 증가한 에너지저장장치(ESS) 매출이 확대되면서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영업이익은 주요 고객사들의 공급 물량 확대에 따라 가동률이 개선되고 매출 증가에 따른 고정비 부담이 완화되면서 전분기 대비 개선된 것으로 파악된다.

LG에너지솔루션이 유럽 완성차 업체와 대규모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 소식을 알리면서 향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공시를 통해 메르세데스-벤츠 계열사와 50.5GWh(기가와트시) 대규모 전기차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판매·공급 지역은 북미 및 기타 지역이다. 이번 공급 계약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은 2028년부터 10년간 총 50.5GWh(기가와트시)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게 됐다.

계약상 비밀에 따라 구체적인 계약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공급 물량 등을 고려했을 때 수조원대 수준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수주 물량은 원통형 배터리인 46시리즈 신제품으로 기존 판매하던 제품들보다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46시리즈는 기존 2170(지름 21㎜·길이 70㎜) 대비 에너지 용량은 5배, 출력은 6배 높이고 주행거리는 기존 대비 16% 늘린 것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