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마감]美 빠른 긴축에 달러 초강세…환율, 5거래일 만에 1270원대
by이윤화 기자
2022.05.06 16:06:45
글로벌 달러인덱스 104선 코 앞, 달러 초강세
중국 경기 둔화에 위안화 가치 추락, 원화 동조
국내증시 외국인 순매도 규모 확대, 1%대 하락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원·달러 환율이 6원 이상 올라 지난달 말 이후 5거래일 만에 1270원대로 올라섰다. 1거래일 만의 상승 전환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2년 만에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한 데 이어 몇 차례 더 빅스텝 조정에 나설 수 있다는 예상에 미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 중국과 일본의 경제둔화, 통화완화 정책 등에 위안화와 엔화가 약세를 이어가면서 원화에 대한 절하 압력도 커졌다.
6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266.30원) 대비 6.40원 오른 1272.70원에 마감했다. 환율이 1270원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달 28일(1272.50원) 이후 5거래일 만이다. 장중에는 10원 가까이 오른 1276원까지 오르면서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2020년 3월 23일(1282.50원) 이후 2년 2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 상승을 따라 0.70원 오른 1267원에 시작한 뒤 우상향 하는 그래프를 보이며 빠르게 상승폭을 확대하면서 1270원대 중후반에서 등락하다가 오후들어선 외환당국의 미세조정 경계, 수출업체 네고 등에 상승폭을 일부 반납하면서 6.40원 오른채 마감했다.
환율 상승세를 이끈 것은 미 연준이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뿐만 아니라 향후 정례회의에서 몇 차례 더 기준금리 빅스텝(0.50%포인트 인상) 조정에 나설 수 있다고 발표하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낸 영향이 컸다. 미 달러인덱스는 현지시간 이날 오전 2시 30분께 전일 대비 0.06포인트 오른 13.81을 기록하면서 104선에 더욱 가까워졌다. 약 20여년 만의 최고치다. 미 국채 금리 오름세도 이어졌다. 같은 시간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3.053%로 3%대를 웃돌고 있고, 2년물 금리도 2.714%를 나타내며 2.7%대를 유지하는 중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준금리 0.75%포인트 조정인 자이언트 스텝 조정은 없을 것이란 발언에도 쉽사리 믿지 못하는 분위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6월 FOMC 정례회의에서 0.7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 확률은 여전히 80%대에 달한다. 1분기 미국 단위 노동 비용은 전분기대비 연율로 11.6% 급등했다. 1982년 3분기 이후 약 40년 만에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연준의 긴축 가속화 압박을 더했다.
중국 위안화, 일본 엔화 등 아시아 통화는 약세폭을 키우고 있다. 달러·위안 환율은 전일 대비 0.39% 뛴 6.7위안대를 나타내는 중이다. 중국 금융정보 업체 차이신에 따르면 중국의 서비스 경기 흐름을 나타내는 4월 서비스업 구매자관리지수(PMI)는 36.2로 집계되며 전달 42와 비교해 큰 폭 하락세를 나타냈다. 코로나19 재봉쇄 여파가 실제 경기 둔화 지표로 확인되자 위안화는 약세폭을 키웠다.
중국과 마찬가지로 경기를 떠받치기 위해 지속적으로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하는 일본의 엔화도 가치 절하 압력이 이어지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같은 시간 전일 대비 0.44% 오른 130.54엔에 거래되는 중이다.
국내증시도 1%대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 코스닥 시장을 합쳐 총 5400억원 가량을 순매도했다. 코스피, 코스닥 지수는 각각 1.23%, 1.76% 가량 하락했다. 코스피 지수는 나흘 연속 하락해 2640선, 코스닥 지수는 이틀 연속 하락하며 880선으로 떨어졌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오전 중 미 달러화 강세를 쫓는 롱플레이 물량이 몰리면서 10원 가까이 뛰다가 오후들어 당국의 미세조정 경계가 나타나면서 상승폭은 줄었지만 위안화가 6.7위안대까지 오르면서 위험통화에 대한 약세 분위기가 이어지는 모습이었다”면서 “파월 의장이 자이언트 스텝 조정은 없다고 선을 그었으나 미국 물가 상승 영향이 고용비용에 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시장의 불안감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에서 집계된 거래 규모는 103억3300만달러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