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 벤츠 A클래스 히스토리 - 벤츠, 컴팩트의 시대에 동참하다
by박낙호 기자
2016.05.26 14:48:15
[이데일리 오토in 박낙호 기자] 메르세데스 벤츠는 1993년 프랑크 푸르트 모터쇼에서 비전A라는 새로운 형태의 컨셉카를 공개하고 만 4년이 지난 1997년, 기존 벤츠에 없던 새로운 차량을 공개하게 된다. 기존 벤츠의 막내였던 C클래스보다 더욱 작은 차체를 가진 A클래스는 현재 3세대로 이어지며 ‘벤츠 보급화’의 주력 모델로 많은 사랑을 받은 차량이다. 최초 MPV에 가까운 디자인이었던 A클래스는 최근 해치백 스타일로 디자인 형태가 바뀌었으며 메르세데스 벤츠는 A클래스를 통해 앞으로의 시티카에 대한 개발 방향을 제안하고 있다.
초기 A클래스는 지금과 달리 MPV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1997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공식적으로 데뷔한 A클래스는 기존 메르세데스 벤츠의 컴팩트 세그먼트를 담당하던 C클래스보다 더욱 작은 차체를 가진 차량으로 1세대 A클래스는 현행과 달리 A클래스와 달리 해치백이 아닌 보다 실용적이고 작은 크기에서 최적의 효율을 만들 수 있는 MPV의 형태로 제작되었다. 원 박스 스타일의 작은 차체에서 최적의 실내 공간을 만들기 위해 전륜과 후륜 타이어를 차체의 양 끝으로 배치했고 윈드 쉴드와 보닛의 각도 또한 최대한 세웠다.
디자인 또한 민첩하거나 유려함을 내세우고 있는 기존 벤츠의 모습과는 거리가 먼 모습을 하고 있다. 보닛의 각도를 가파르게 세우면서 헤드라이트의 크기를 줄였는데, 각을 세운 프론트 그릴에서 시작한 차량의 실루엣은 가파르게 윈드실드를 거쳐 루프로 이어진 후 C필러에서 떨어지듯 마무리 되는 디자인적 특징을 갖고 있다. 측면에서는 물방울 모양의 창문 형태를 볼 수 있는데, C필러가 마치 안쪽으로 꺾여 있는 듯한 실루엣으로 마무리 했다. 이 형태의 측면 디자인은 2세대 A클래스에도 계승되며 A클래스의 디자인적 특징으로 자리를 잡게된다.
1세대 A클래스는 메르세데스 벤츠에 어울리지 않은 인테리어로 구성되었다.
그러나 꽤나 멋드러진 외형과 달리 실내 디자인에서는 다소 아쉬움을 자아냈다. A클래스의 포지션이 애초 저렴한 가격대로 구성되었기 때문에 실내 인테리어 퀄리티에 신경을 쓰지 못했으며 이는 삼각별의 브랜드에게는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다. 기존 메르세데스 벤츠 차량이 고급스러운 가죽과 우드 트림을 조화롭게 배열 했지만 A클래스에는 그럴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실내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대시 보드를 세우고 패널들을 좁고 작게 만들어 안락함에서는 다소 부족한 모습으로 평가 받게 되었다.
전륜 구동 방식을 채택한 A클래스는 네 종류의 가솔린 엔진과 세 종류의 디젤 엔진으로 다양한 시장에 대응했다. 최고급 모델에 장착되었던 2.1L 급 가솔린 엔진은 140마력급 엔진으로 1세대 A클래스 막바지에 짧게 출시되었다. 2.1L 가솔린 엔진을 제외하고, 1.4L 엔진과 1.6L 엔진 그리고 1.9L 급 가솔린 엔진들이 다양하게 배치되며 판매를 이끌었고, 실용성을 갖춘 1.6L, 1.7L 디젤 엔진의 출력을 조절해 실용적인 A클래스의 이미지를 만들었다. 변속기는 자동 5단 변속기과 수동 5단 변속기로 구성되었다.
‘L’ 형태의 엔진은 차량 공간 확보에 큰 도움이 되었다.
물방울 형태의 창문과 역으로 꺽인 C필러는 독특한 스타일링을 만들었다.
A클래스의 실내는 이중 구조 방식의 샌드위치 방식을 채택해 ‘L’자 형태의 엔진을 구성하고, 엔진을 45도 가량 기울여 차량 하부에 밀어 넣으며 엔진 룸의 부피를 줄이고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 하지만 A클래스는 안전상에 치명적인 문제점이 발생하게 된다. 실내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인 샌드위치 방식의 공법 때문인지 스웨덴에서 진행 되었던 대형 사슴, 엘크 그리고 무스 등을 피하는 상황에서 차량이 전복되는 상황이 발생하며 많은 이슈를 남겼다. 1세대 A클래스는 약 110만대가 판매되며 메르세데스 벤츠 컴팩트 차량의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2세대 A클래스는 기존 A클래스의 단점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개발되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2004년 6월 독일 슈투트가르트 공장에서 2세대 A클래스를 공개하게 된다. 기존 1세대 A클래스에 비해 전장을 10cm 가량 늘리며 3,838mm(2008년에 생산된 후기형 모델은 3,883mm)가 되었지만 원 박스 MPV 형태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2세대 역시 1세대와 마찬가지로 작은 차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보닛과 윈드쉴드의 각을 세웠고, 전륜과 후륜의 오버행을 짧게 설계했다. 덕분에 2세대 A클래스 또한 기존 1세대 A클래스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그대로 유지한 채로 출시하게 된다.
하지만 2세대 A클래스는 기존 1세대에 비해 세련된 디자인을 갖게 되었다. 3도어와 5도어 해치백 스타일로 구성된 A클래스는 날카롭게 잡아 당긴 헤드라이트에 기존 보다 슬림해진 프론트 그릴을 적용해 조금 더 민첩한 모습을 만들었다. 프론트 그릴과 헤드라이트에서 유려하게 시작된 실루엣은 프론트 펜더에서 사이드 라인으로 이어졌고, 1세대와 마찬가지로 물방울 형태의 창문 형태를 통해 A클래스의 젊은 이미지를 강화했다.
단순하게 구성된 인테리어는 메르세데스 벤츠와는 다소 거리가 멀었다.
2세대 A클래스는1세대 인테리어의 악평을 넘어서기 위해 실내 품질의 개선을 위한 많은 노력을 했다. 하지만 실내 퀄리티나 공간의 완성도는 아직도 부족함이 있었다. 평평한 센터페시아를 중심으로 꾸며진 실내 공간은 기존 1세대에 비해 분명 개선되었지만 플라스틱으로 채워진 실내 품질은 아직도 삼각별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그럼에도 A클래스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대중화와 보급에 많은 도움이 되었는데,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이어지지만 판매에서는 나쁘지 않은 결과는 현재까지도 벤츠가 소형차 개발을 할 수 있게 되는 원동력이 되었다.
A클래스는 2.0L급 디젤 엔진을 세 가지 출력으로 세팅 했으며 가솔린 엔진은 1.5L, 1.7L 그리고 2.0L 가솔린 엔진과 2.0L 터보 모델로 구성되었다. 모든 엔진들은 EU4 규제에 충족되며 디젤 모델의 경우 배기 가스 미립자 필터가 없어도 오염 물질의 99%을 걸러 낼 수 있는 친환경 적인 요소를 갖추게 되었다. 그리고 변속기는 5단 수동 변속기와 6단 CVT를 적용했고, 전자제어와 차량 주행 성능 개선을 위해 셀렉트 댐핑 시스템을 적용했다.
2세대 A클래스까지 샌드위치 구조와 MPV의 형태로 인해 전고가 높았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단순히 소형화 뿐 아니라 친환경적인 부분에도 집중을 하며 2세대 A클래스의 전기 차량 버전을 개발한 것이다. A클래스 E-Cell 모델은 2010년도에 등장했는데, 이는 전기 자동차 개발에 선구주자인 테슬라와 협력해 개발된 차량으로 A클래스 E-Cell은 고효율의 리튬 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한 번의 충전으로 최대 150km 주행이 가능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날카로운 차체에 과장된 전면 디자인으로 세련된 3세대 A클래스를 만들어냈다.
3세대에 이르며 A클래스는 변화를 추구하게 된다. 원 박스 스타일의 차량 형태를 날카로운 주행 성능 요소를 갖춘 해치백 스타일로 재구성 하며 디자인에 커다란 변화를 줬다. MPV 형태를 포기한 3세대 클래스는 철저하게 경쟁 차량들을 벤치마크하며 개발되었다. 근래 해치백 시장의 절대적 강자로 자리 잡은 폭스바겐 골프, BMW 1시리즈 해치백과 아우디 A3 해치백을 철저하게 분석한 결과물이라고 보여지는 3세대 A클래스는 더욱 낮은 차체와 탄탄한 주행 성능을 겸비한 차량으로 탄생한 것이다.
3세대에 이르며 A클래스는 해치백 스타일의 날렵한 형태와 낮은 차체로 새로 태어나게 되었다. 메르세데스 벤츠가 새롭게 제시한 디자인 DNA를 그대로 받아내며 공격적인 전면 디자인을 완성시켰다. 과장된 듯한 대형 프론트 그릴에 선명한 메르세데스 벤츠의 엠블럼을 거대하게 새겨 넣고 역동적인 실루엣을 완성시켰다. 측면에도 굵직한 캐릭터 라인을 더해 역동적인 자태를 완성했고, 후면에는 컴팩트한 차체를 위해 탄탄한 실루엣을 만들고 컴팩트한 구성의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를 더했다.
3세대 A클래스에 이르러 실내 마감 품질과 디자인 완성도가 개선되었다.
3세대 A클래스는 실내 구성에서도 많은 발전을 이뤄냈다. 최근 메르세데스 벤츠 인테리어 디자인의 큐를 그대로 이어 받아 T자 형태의 센터페시아를 구성했다. 독립식 디스플레이에 대시보드의 대부분을 카본 스킨으로 장식한 인테리어는 과거 문제가 되었던 마감 품질과 재질 등의 논란 또한 3세대 모델로 계승되며 보다 개선된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또한 패키징 기술의 발전으로 보다 넉넉한 실내 공간을 확보 할 수 있게 되었다.
다운사이징 엔진과 친환경 디젤 엔진으로 무장한 3세대 A클래스
3세대 A클래스는 1.6L 터보 가솔린 엔진과 2.0L 터보 가솔린 엔진이 장착되었으며 디젤 엔진으로는 1.5L, 1.8L 그리고 2.2L 디젤 엔진으로 구성되었다. 가솔린 모델은 140마력부터 208마력까지 다양한 출력 구성을 갖췄으며 디젤 모델의 경우에는 90마력부터 160마력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양한 엔진 라인업에 매칭되는 변속기는 모델에 따라 6단 수동 변속기와 7단의 7G DCT가 매칭되었다.
A클래스는 앞으로 메르세데스 벤츠가 어떤 차량을 만들 것인지 보여주고 있다.
3세대 A클래스는 세련된 디자인과 젊은 감성, 그리고 해치백 스타일의 구성을 통해 젊은 층에게 보다 다가가는 차량으로 자리를 잡았고, 앞으로 메르세데스 벤츠의 소형화 플랜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모델이 되었다. 돌이켜 보면 그 동안 대형 차량과 중-장년층을 주로 겨냥했던 메르세데스 벤츠가 조금씩 젊은 브랜드의 색상을 취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한국 시장에서의 성적은 신통치 않다. 아마도 소비자들은 그동안 삼각별이 가져왔던 이미지에 맞지 않는다고 평가하기 때문이 아닐까? 하지만 메르세데스 벤츠는 3세대 A클래스를 시작으로 GLA와 CLA 등 소형 차량들을 대거 발표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A클래스의 변화는 그 동안 소형 차량에 다소 박했던 메르세데스 벤츠가 앞으로는 시대에 흐름에 맞춰 더욱 젊고 캐쥬얼한 차량들 위주로 라인업을 재정비 할 것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고 있다.
A클래스... 아직은 국내 시장에서의 인식이 박한 차량이지만 트랜드의 변화와 소비 형태의 변화가 이어지는 시점이기 때문에 향후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는 차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