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위 '전세사기 청문회' 野 단독 진행…與 "처음부터 국회법 안지켜"

by이수빈 기자
2024.06.25 14:22:16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
與 "합의 안된 일정" 회의 연기 요구
野 "국민과의 약속" 청문회 강행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25일 야당 단독으로 전체회의를 열었다. 전날 국회 보이콧을 철회한 국민의힘은 이날 전세사기 피해자 대책 마련 청문회 등 국토위 의사 일정이 합의되지 않았다며 회의 연기를 요구했다. 야당과의 사전 논의 끝에 요구가 거절되자 국민의힘은 불만을 표하며 회의에 불참했다.

맹성규(가운데)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대책 관련 청문회를 주재하고 있다.(사진=뉴스1)
여야는 이날 오전 11시로 예정된 국토위 전체회의에 앞서 의사 일정과 관련한 협의를 진행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예정된 전세사기특별법 상정과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대책 관련 청문회가 여야 간 협의한 의사일정이 아니라며, 협의를 우선 진행한 후 다시 회의를 열자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등 정부측 참석자들과 전세사기 피해자 등이 어렵게 일정을 맞춰 회의에 참석했으므로 예정대로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여당 간사인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과 야당 간사인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회의장 밖에서 목소리를 높이며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문 의원은 먼저 “오늘 청문회를 하겠다고 국민께 약속을 했다”며 “청문회를 연기하자고 하려면, 거기 맞는 명분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권 의원은 “(야당이) 의사일정을 일방적으로 정했는데, 거기 여당보고 들어오라고 하면 어떡하나”라며 “국민들도 여야가 같이 있는 자리에서 (청문회를) 하는 것이 좋다 할 것”이라고 맞받았다.



결국 국민의힘은 합의되지 않은 의사일정이라며 회의 참석을 거부했다. 권 의원은 국토위 회의장 밖에서 “증인들이 현안질의에 오지 않을 것을 대비해 청문회라는, 강제 구속력이 있는 것으로 열었는데 이제 국민의힘이 들어왔으니 같이 (의사일정을) 협의해 청문회를 하든, 현안보고를 하든 하자는 것이 저희 입장”이라며 “첫번째 상임위부터라도 법에 정해진대로 의사일정을 협의해 하자는 것을 국민의힘이 받아들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하고 떠났다.

문 의원은 회의가 개회한 후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여당이 오늘 갑자기 청문회를 온다고 해서 기대했지만, 청문회를 개최하기 위해서 들어오려고 한 것이 아니라 무산시키기 위해 들어오려고 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야당은 국민과의 약속인 청문회를 연기하면서 여야 합의 정신을 존중하려 했지만 여러 어려운 조건을 제시했고, 이에 저희들은 받아들일 수 없어 야당 단독으로 청문회를 개최할 수 밖에 없다는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국회 국토위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만 참여한 가운데 회의 시간을 한참 넘겨 11시 46분에 개회했다. 이날 민주당은 국토교통부 등 정부측이 마련한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대책을 듣고 법안 심사와 청문회까지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