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도, 제주도 비싸다"...여행 기대에 찬물 끼얹는 비행기값

by심영주 기자
2022.06.10 15:54:14

8일부터 국제선 정상화
유류할증료·여행 수요 급증에 항공권 가격↑

[이데일리TV 심영주 기자] 최근 유송이(28세)씨는 파리 여행을 위해 항공편을 알아보다 깜짝 놀랐다. 8월 파리행 왕복 항공권 가격이 250만원에 달해서다. 코로나19 이전에는 150만원 수준이었다. 크게 오른 항공권 가격이 부담스러웠던 유씨는 계획을 미루기로 했다. 유씨는 “해외여행은 내년쯤에나 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항공규제 폐지와 해외입국자 격리 해제 등으로 휴가철 여행 수요가 급증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항공권 가격이 치솟으면서 여행 심리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해외뿐 아니라 제주도까지 항공권 가격이 크게 올라 이번 여름휴가에는 비행기 탑승을 포기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0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7월 인천-뉴욕 노선 왕복 항공권 가격은 330만원(대한항공 기준)까지 치솟았다. 같은 달 주말 인천-파리 노선 역시 300만원을 넘어섰다. 정부가 지난 8일부터 국제선 운행을 정상화하기로 했지만 당장 국제선 증편이 이뤄지는 게 아닌 데다가 치솟는 유류할증료와 여름 성수기 수요까지 겹치면서 항공권 가격이 좀처럼 내려오지 않고 있다.



국내선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4인 가족이 주말에 제주도를 가려면 항공권 가격으로만 100만원을 넘게 써야 하는 실정이다.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항공 운임에 별도로 부과되는 유류할증료도 함께 뛰어서다. 여기에 거리두기 해제 이후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늘면서 숙박과 렌터카 등 비용도 덩달아 올랐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번 여름휴가에 장기 여행을 포기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가까운 내륙 지방으로 여행지를 변경하거나 아예 ‘집콕(집에만 머무는 것)’을 하겠다는 것이다. 박지은(29세)씨는 “차라리 돈을 모았다가 겨울에 해외여행을 한번 갔다오는게 낫다고 생각했다”며 “이번 여름에는 가까운 계곡에나 갈 생각”이라고 전했다.

한편 유류할증료가 다음 달에는 더 오를 수도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이미 이번 달 유류할증료는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