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업계 "요소수, 3개월 이상 재고확보…사태 예의주시"

by신민준 기자
2021.10.29 15:42:37

요소수 사재기로 일시품절에 구매 제한까지
판매업체 "일정 기간 재고 확보 당분간 영향 없어…상황 악화 대비 추가 물량 확보"
디젤車 제조업체 "영향 매우 제한적…장기화 조짐 시 신속 대응"

[이데일리 신민준 손의연 기자] 디젤 차량의 필수 요소인 요소수 공급 부족 사태로 요소수 판매업체들과 트럭 등 화물차량 제조업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요소수 재고 확보 등으로 당장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공급 부족 사태가 길어질 경우 악영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사진=연합뉴스)
29일 자동차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중국은 요소에 대한 수출 제한에 나섰다. 요소수의 원재료인 요소는 석탄 등을 통해 만들어지는데 중국이 호주와 무역전쟁으로 중국 내 석탄 가격이 상승하면서 요소 생산 물량도 줄었다.

문제는 국내 요소수 제조사들이 요소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요소수 제조사들이 중국에서 수입하는 비중은 전체 수입량의 66%에 달한다. 인도네시아와 카타르 등에서 나머지 물량을 수입한다.

특히 주기적인 요소수 보충이 필수적인 화물트럭과 디젤 차량 운전자들은 비상이 걸렸다. 요소수는 디젤차에서 나오는 배출가스를 줄여주기 위해 장착하는 선택적 환원촉매 장치(SCR)에 사용되는 촉매다. 요소수가 없으면 시스템이 고장나거나 시동이 걸리지 않을 수 있다.

국내에서 요소수가 필요한 디젤 차량은 승용차 200만대, 트럭 등 화물차량은 200만대로 총 400만대 가량으로 알려졌다. 요소수는 주행 습관이나 환경에 따라 소모량이 달라지긴 하지만 보통 화물트럭의 경우 주행거리 300~400킬로미터(km)마다 요소수를 보충해줘야한다.



화물트럭을 운전하는 최모씨는 “사업 때문에 화물트럭을 사용하고 있는데 요소수 공급 부족 얘기가 들려서 불안하다”며 “가뜩이나 경제 상황이 어려운데 불과 일주일 사이에 요소수 가격이 두배가량 올라서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 요소수는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화물트럭과 디젤 차량 운전자들이 사재기를 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인터넷 쇼핑몰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한 요소수 판매는 일시품절되면서 구매수량 제한까지 하고 있다.

요소수 판매업체 관계자는 “이번 주부터 요소수가 일시품절돼 소비자 한 명당 구매수량을 3개로 제한하고 있다”며 “다른 업체들도 구매수량을 1~2개로 제한하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시품절은 유통 측면에서 벌어지는 일로 3개월 이상 요소수 재고를 확보해놨기 때문에 아직 공급상에 문제는 없다”며 “다만 사태가 길어질 경우 악영향을 피할 수 없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상황이 악화될 경우를 대비해 공급망 다변화 등을 통해 물량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자동차(005380)와 볼보트럭, 만트럭, 스카니아 등 화물트럭 제조업체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화물트럭 제조업체 한 관계자는 “요소수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기 때문에 당분간 업계에 미칠 영향은 매우 제한적”이라며 “하지만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명확해지면 신속히 대응책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