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남양연구소가 서킷서 달려본 수입차 봤더니…

by김자영 기자
2013.10.31 15:24:30

개발담당자·협력사·대학교수 등 260여명 참석
현대차와 수입 소형차 및 고성능 쿠페 비교 시승

[이데일리 김자영 기자] “코너링에서 아우디S 5는 속도를 높여도 차체가 오히려 노면과 붙어서 가는 듯한 성능을 냅니다. 이에 반해 제네시스 쿱은 속도를 줄여도 쏠림이 느껴집니다.”

현대자동차(005380) 남양연구소가 올 들어 세 번째로 개최한 수입차 비교시승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 개발담당자의 말이다. 현대차는 소형차와 고급형 쿠페를 주제로 시승회를 열고 개발담당자뿐만 아니라 계열사, 협력사와 자동차 전공 대학교수들을 초청했다.

31일 현대차에 따르면 남양연구소는 지난 15일부터 24일까지 열흘간 전라남도 영암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비교시승행사 프로그램을 열었다.

이달 열린 수입차 비교시승 행사 주제는 소형차였다. 지난 6월 중대형 세단과 8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수입차 비교시승 프로그램 이후 올 들어 세번째다.

현대차는 연초 경영계획발표나 주주총회 등에서 매번 소형차 시장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내비쳐왔다. 현대차의 글로벌 판매 중 61%가 소형 승용차인 만큼 품질개선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자 현대차는 이 같은 비교 시승회를 마련한 것.

특히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일본과 미국 브랜드의 소형차 공세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회사 안팎으로 품질 개선의 목소리가 커져 왔다.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 직원들이 전남 영암 F1 서킷에서 BMW 335i와 폭스바겐 골프 등을 한계상황에서 시승해보고 있다. 현대차 제공
현대차가 이번 시승행사에 대동한 자사 차량은 국내에선 판매되지 않고 있는 i10과 PYL 주력모델인 i30, 기아자동차(000270)의 국내 미판매 모델인 씨드와 피칸토이다. 현대차는 이 모델들과 폭스바겐의 베스트셀링 모델인 골프와 경차 해치백인 업(UP), 포드 KA, 푸조308 GTI를 비교시승했다.



현대차는 이번 시승회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오랫동안 사랑 받아온 주요 소형 해치백 모델들의 주행성능을 꼼꼼하게 분석하는 모습을 보여 소형 해치백 모델의 성능 개선에 주력할 것임을 시사했다. 특히 차량개발 일선에 있는 담당자 뿐만 아니라 부품을 납품하는 계열사와 협력사, 대학교수 등 260여명이 시승회에 참석해 다양한 비교시승 평가를 받아 성능개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번 행사에서 소형차와 더불어 비교시승의 타깃이 된 것은 고급형 쿠페였다.

현대차가 올 연말 제네시스 출시를 확정지으면서 패밀리 라인업이 제네시스쿱 신형도 출시가 임박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지난 2008년 제네시스쿱으로 고급형 쿠페 시장에 도전한 이후 차세대 모델을 내놓지 않았다.

현대차 남양연구소는 기존 제네시스쿱의 성능을 한층 개선시키기 위한 주행성능 비교를 위해 메르세데스-벤츠 E350과 BMW335i, 아우디 S5 등을 출동시켰다.

현대차는 제네시스쿱과 수입 경쟁모델들이 시속 200km이상에서 내는 주행성능과 코너링 구간에서의 접지력 등을 비교·평가했다. 현대차는 지난 4월 아반떼쿱을 출시하며 계속해서 젊은층과 마니아층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틈새시장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보이기도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글로벌 차 메이커들의 주요 모델들과의 성능 비교를 통해 품질 개선의 고삐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취지에서 비교시승을 잇따라 실시했다”며 “우리 차의 장점보다는 부족한 점과 뒤쳐지는 성능을 보완하기 위해 다양한 전문가를 초청해 그들의 평가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