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철 "北 연합훈련·집단탈북 문제제기, 정상간 합의-실무적 접근 격차때문"

by원다연 기자
2018.05.21 12:11:03

21일 KIEP '문재인 정부의 대외정책 과제와 추진전략' 세미나
"韓, 남북미 대화서 속도 유지·역진 방지 역할해야"
"판문점선언서 종자선언 3자 열어둔 것, 판문점 북미회담 고려"

김연철 통일연구원 원장은 21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의 대외정책 과제와 추진전략’ 세미나에서 “남북 관계에서 지금 한미 군사훈련, (탈북) 여종업원에 대한 문제제기는 북한 내부적으로도 전통적인 관료들의 원칙적이고, 기술적인 문제제기”라고 말했다. (사진=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김연철 통일연구원 원장은 21일 북한이 최근 대남 비방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과 관련해 “북한 내부 전통적인 관료들의 원칙적이고 기술적인 문제제기”라고 평가했다.

김연철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문재인 정부의 대외정책 과제와 추진전략’ 세미나에서 “핵무장과 비핵화라는 두 가지 상충하는 목표를 북한 내부적으로 어떻게 설명하고 있는가를 주목해서 보고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원장은 “북한은 내부적으로 결국 핵무장을 했기 때문에 미국이 북한을 대화상대로 인정했다며, 미국과 관계개선을 하면 핵무기를 가질 이유가 없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이어 “그런 차원에서 보면 탑다운 방식이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다”며 “김정은 위원장의 결단과 그것으로 인해 정상 간 논의방식이 활성화되면서 현재 국면이 만들어졌는데, 그 과정에서 정상 간 정치적 합의와 실무차원의 기술적인 접근 사이에 격차가 발생 한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북한이 맥스선더 연합훈련, 북한식당 여종업원 탈북 등을 다시 문제삼고 있는 것이 이 같은 격차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김 원장은 “남북 관계에서 지금 한미 군사훈련, (탈북) 여종업원에 대한 문제제기는 북한 내부적으로도 전통적인 관료들의 원칙적이고, 기술적인 문제제기”라며 “결국 이런 문제들을 풀어나가는 방식과 관련해서는 다시 탑다운 방식을 통해서 극복하는 패턴이 반복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이 같은 격차 해소를 위해서 우리 정부로서는 남북미 삼각 대화에서 크게 2가지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현재의 속도가 빠른 것은 사실이지만, 이 속도를 유지하지 못하면 다시 불신이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며 “기술적인 문제가 제기됐을 때 그것을 극복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보면 한국이 현재의 속도가 떨어지지 않도록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속도가 떨어지면 역진할 가능성이 높은데, 그런 차원에서 역진을 방지할 수 있는 신뢰 형성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원장은 판문점선언에서 종전선언의 주체가 ‘3자 또는 4자’로 언급된 것과 관련해 “북미 정상회담 장소가 싱가포르로 결정되면서 모든 문제가 해소됐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의 과도기적 조치로서, 4자로 하는 게 바람직한 방향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 내부적으로 공감대가 있는 것 같다”며 “다만 3자라고 가능성을 열어둔 것은 북미 정상회담 장소와 관련이 있었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이어 “판문점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편의적으로 3자가 종전선언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냐는 가능성을 열어뒀던 것”이라며 “싱가포르에서 6월 12일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것으로 결정됐기 때문에 이 부분은 해소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