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어닝쇼크, '그룹주 펀드는 괜찮을까'

by김인경 기자
2014.01.28 15:24:46

삼성그룹주펀드 어닝쇼크로 연초 이후 수익률 -4%
"금융업종 투자, 지배구조 이슈로 관심 환기..작년보단 낫다"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지난 4분기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성적을 내놓은 데 이어 삼성테크윈(012450), 삼성전기(009150) 등의 실적도 어닝쇼크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지난해 저조한 모습을 보였던 삼성그룹주펀드가 올해 역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28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삼성그룹적립식펀드’가 연초 이후 -4.09%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당신을위한삼성그룹밸류인덱스펀드’ 역시 연초이후 -3.7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들 펀드의 지난 1년 수익률은 각각 -6.46%와 -6.07%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이 0.53%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크게 저조한 실적이다.

문제는 올해 또한 쉽지않다는 점이다. 이달 초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한참 하회하는 8조원대를 기록하며 삼성전자의 주가는 기존 140만원 대에서 130만원 초반대로 곤두박질쳤다. 전문가들은 주력사업인 스마트폰에서 성장세가 꺾인 만큼, 장기 실적 둔화를 점치고 있다.

게다가 삼성전기(009150)와 삼성테크윈(012450) 등 계열사들의 4분기 실적도 둔화됐다. 삼성전기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500억원이었지만, 실제로는 359억원의 적자를 냈다. 212억원의 영업이익이 기대됐던 삼성테크윈(012450) 역시 35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주가에 부담을 주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삼성그룹주펀드가 지난해보다는 나은 한 해를 보낼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식이 이미 주가수익비율(PER)7배 수준까지 내린 만큼, 최소한 현재 수준에서 주가가 정체되며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그룹 내 IT업종이 난항을 겪는다 해도 금융업종이 받쳐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당신을위한삼성그룹밸류인덱스펀드’를 운용하는 이천주 삼성자산운용 인덱스운용팀장은 “삼성그룹이 IT분야만큼 주목해야 하는 부분이 금융”이라며 “삼성생명(032830)을 상장한 후 금융 내 ‘삼성전자’로 만들겠다는 그룹 내 의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28일 삼성생명 종가가 9만9500원으로 상장 당시 공모가(11만원)를 하회하는 것을 감안했을 때 상승가능성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또 지배구조 이슈가 부각되며 시장의 관심권으로 들어올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펀드’를 운용하는 백재열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1본부 부장은 “지난해 삼성그룹주가 어려움을 겪었던 것은 시장의 초점이 중소형주로 쏠리며 무관심 영역에 있었던 탓”이라며 “지배구조 이슈가 제기되면 투자자의 관심도 늘어나고 싼 종목에 대한 매수세도 유입된다”고 말했다.

김후정 동양증권 펀드 연구원은 “삼성전자 외에도 호텔신라(008770) 등 업종 내 대장이 많아 선진국 경기가 회복되면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지난해보다는 부정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요 삼성그룹주펀드의 최근 수익률 현황 (출처:KG제로인, 단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