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진철 기자
2010.10.29 15:44:06
해외수주 확대.. 설계-조달 능력강화 필수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대형건설사들이 엔지니어링 사업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 건설경기 침체에 대응하고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선 해외시장 진출이 필수적이지만 시공에 비해 상대적으로 설계와 조달부문이 약하기 때문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047040)은 해외 플랜트사업 강화를 위해 설계와 조달 능력을 갖춘 엔지니어링 업체의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 민유성 산은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28일 "대우건설 인수와 동시에 산업은행 단독으로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할 계획"이라며 "일부는 재무구조 개선, 나머지는 엔지니어링 M&A 등 전략적 투자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해외시장에서 시공은 강하지만 선진업체에 비해 아직은 설계와 조달이 취약하다"면서 "현재 사내 플랜트본부가 있지만 엔지니어링 부문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포스코건설은 최근 5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1500억원을 해외 해수담수화 사업 본격진출을 위한 엔지니어링사 인수자금 목적이라고 밝혔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2008년 4월 대우엔지니어링을 인수했지만 해외시장 진출확대를 위해선 추가로 엔지니어링 사업부문 강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그동안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포스코가 실적부진을 겪으면서 포스코건설도 이제는 스스로 생존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절실한 상황이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전체 매출 중 계열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58.4%에 달했다. 따라서 포스코의 실적 악화는 국내외 시장에서 포스코건설의 플랜트와 토목 사업부문에서 영업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올해 시공능력이 6위에 올랐지만 장기적 발전을 위해선 보다 경쟁력을 갖춰 해외시장 진출 등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미래를 대비한 엔지니어링 사업강화를 위해 사용할 실탄을 미리 확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물산(000830) 건설부문도 올해초 정연주 사장 취임이후 발전플랜트와 에너지저장탱크 등의 해외수주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알제리 등 신규시장 진출을 위한 테스크포스(TF)팀를 운영하고 베트남, 인도, 미국, 호주 등 5개 지역에 시장조사를 위한 임직원 파견제도를 시행하는 등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업계에선 삼성건설이 엔지니어링 부분이 없어 대형프로젝트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M&A를 포함해 엔지니어링 부문 강화를 위한 구체적 방안이 조만간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롯데건설은 최근 엔지니어링업체인 `삼안`의 지분 90%를 1827억원에 인수했다. 삼안은 1967년 설립됐으며 수력, 상하수도, 도로, 철도, 항만, 환경 등 건설·토목 엔지니어링 전 분야에 걸쳐 국내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한 엔지니어링 회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