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믹스 항고장 제출…위메이드-코인거래소 2라운드

by임유경 기자
2022.12.14 16:08:42

거래지원종료 효력정지 가처분 항고장
본안 소송 결론 전 거래지원 재개 목표
법조계 "새 근거 없이 뒤집기 힘들어"
지닥 상장·투자자보호 활동 강조할 듯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위메이드가 국내 4대 가상자산 거래소의 위믹스(위메이드 자체 발행코인) 상장폐지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법원에 즉시항고장을 제출하면서, 위메이드와 거래소 간 법정공방이 2라운드를 맞게 됐다. 위메이드는 본안 소송 전 우선 상장폐지 가처분 2심을 통해 4대 거래소에서 위믹스 거래재개를 바라고 있지만, 법조계에선 새로운 근거가 있지 않는 한 뒤집기에 성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위메이드는 지난 13일 서울 고등법원에 ‘위믹스 거래지원종료(상장폐지)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즉시항고장을 제출했다. 위믹스 상장폐지 결정의 부당함을 다시 판단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한 것이다.

앞서 지난 7일 해당 재판부는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이 위믹스를 상장폐지하기로 결정한 것이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위메이드가 4개 거래소를 상대로 낸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바 있다.

4개 가상자산 거래소는 지난달 24일 위메이드가 공시 없이 상당한 물량을 위믹스를 초과 유통했고, 투자자들에게 유통량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았다는 사유로 위믹스 상장폐지 결정을 내렸다. 위메이드는 거래소들이 정당한 사유 없이 거래종료를 결정했다고 주장하며,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에서 재판부는 △위메이드의 유통량 위반 사실이 중대하고 △가상자산 거래소는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조치를 취할 필요성이 있으며 △가상자산 생태계를 침해하는 행위를 엄격히 제한해야 잠재적 손해와 위험을 방지할 수 있다고 봤다.



항고장 제출로 위메이드와 거래소 간 법적공방 2차전이 시작됐다.



위메이드는 이번 항고심을 통해 본안 소송 전에 4개 거래소에서 거래지원을 재개시키겠다는 생각이다. 위메이드 측 대리인인 법무법인 율우 이정석 대표변호사는 “항고 취지는 1심 결정에 대해 다시 판단해, 상장폐지 결정을 본안 소송까지 거래지원종료 결정을 정지해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메이드 측은 2심에서 인용 결정이 나올 경우 위믹스 재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위믹스는 1심 재판부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다음 날인 지난 8일 4개 거래소에서 동시에 거래지원이 종료된 상태다. 이 변호사는 이에 대해 “현재 상장폐지 결정에 따라 현재 거래가 종료된 상태인데, 가처분이 인용되면 거래를 재개해야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법조계 안팎에선 위믹스 상장폐지의 부당함을 뒷받침할 새로운 근거 없이 1심 판결을 뒤집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1심에서 유통량에 대한 정의, 상장폐지 결정에 대한 거래소의 재량권, 투자자에 미칠 영향 등 핵심 쟁점은 모두 다뤄졌고, 재판부가 대부분 쟁점에서 거래소 측 주장에 손을 들어줬다.

따라서, 위메이드는 2심에서 위믹스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지닥에 상장된 점과 유통량 정보 투명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점을 새롭게 부각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지난 8일 지닥은 “위믹스나 위메이드라는 회사가 하루아침에 FTX나 루나처럼 증발할 회사로 평가되지 않는다”며 위믹스를 상장했다. 위메이드는 1심에서 디지털자산 거래소 협의체 DAXA(닥사) 소속인 4개 거래소가 동시에 상장폐지를 결정한 것이 담합에 해당한다고 부당함을 주장한 바 있다. 닥사 소속이 아닌 지닥이 위믹스를 상장해, 이런 주장에 새로운 근거를 얻게 됐다.

또 회사가 최근 투자자 보호를 위해 130억원 규모의 위믹스를 시장에서 사들여 소각(폐기)했고, 회사가 보유한 위믹스 7130만개를 소각해 전체 발행량을 줄였다는 점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2심에서 인용이 나긴 어렵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권오훈 차앤권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1심 재판부가 장기적으로 봤을 때 투자자 보호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다고 결론 내렸기 때문에 이런 결론을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또 “위메이드 측이 1심에서 4대 거래소의 상장폐지는 국내 시장 퇴출을 의미한다며, 지나친 처분이라고 주장했는데, 지닥에 상장되면서 오히려 이런 논리가 깨지게 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