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전두환 전 대통령 사망 소식 타전…“가장 비난받는 독재자”

by김무연 기자
2021.11.23 13:49:40

로이터 “1980년 광주에서 학살 주도”
NYT “韓서 전두환은 군부 독재와 동의어”
닛케이 “한 시대를 기록한 군부 독재 역사 종식”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전두환 전(前) 대통령이 향년 90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나자 외신들은 앞다퉈 전 전 대통령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외신 대부분 전 전 대통령을 ‘군부 독재자’ 등으로 표현하며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탄압했던 사실을 비중 있게 다뤘다.

고(故) 전두환 전(前) 대통령(사진=노진환 기자)
23일 로이터통신은 전 전 대통령이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 골수종’을 앓아오다 이날 별세했다고 보도했다. 전 전 대통령은 1931년 경남 합천에서 태어나 대구공업고·육군사관학교 11기를 졸업했다.

그는 이후 박정희 전 대통령이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에게 암살 당해 권력의 공백이 생긴 틈을 타 쿠데타(12.12 사태)를 일으켜 정권을 장악하고 대통령 자리에 올라 11·12대 대통령을 역임했다. 그는 1980년 광주에서 군부 집권을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지자 무력으로 진압했다. 퇴임 후 1996년 재판에서 사형을 판결 받았지만 사면 받았다.

로이터는 전 전 대통령이 1980년 광주 민주화 운동에서 ‘학살’을 주도했다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전 전 대통령의 집권 8년은 잔혹성과 정치적 억압으로 특징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통신은 “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일으킨 쿠데타를 국가를 위기에서 구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주장했다”라면서 “만약 같은 일(민주화 운동)이 반복되면 같은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는 전 전 대통령을 가리켜 ‘한국에서 가장 비난받는 군부 독재자’라고 표현했다. NYT는 전 전 대통령이 1979년부터 1988년 초까지 집권하면서 한국 재벌에게 수억 달러의 뇌물을 받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전 전 대통령의 이름은 군부 독재와 동의어처럼 사용된다고 비판했다.

다만, NYT는 전 전 대통령 재임 시절 한국의 급격한 경제 성장을 이뤘다고도 짚었다. 신문은 “전 전 대통령이 집권하는 동안 한국은 만성 인플레이션을 극복했고 경제 성장률은 연평균 10%에 달했다”라면서 “경쟁 도시였던 일본 나고야를 제치고 1988년 서울 올림픽 개최에 성공하면서 일본에 대한 역경(일제 침략)을 극복했다”라고 설명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하 닛케이) 또한 전 전 대통령의 사망 소식을 전하며 “박 전 대통령과 노태우 전 대통령에 이어 전 전 대통령까지 세상을 떠나면서 한 시대를 기록했던 군부 독재의 끝을 실감케 한다”라고 전했다. 닛케이는 전 전 대통령이 한국의 국가원수로서는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한 사실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