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공매도 규제 강화` 카드 만지작…"패닉셀링 막자"
by유현욱 기자
2019.08.06 11:58:58
손병두 부위원장, 6일 금융투자업계 전문가 간담회 주재
일일 가격제한폭 축소·자사주 매입 규제 완화도 `검토`
|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애널리스트,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증권시장상황 점검을 위한 금융투자업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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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유현욱 기자] 금융당국이 “금융시장 여러 불확실성에 대해 과도한 반응은 자제해야 한다”면서도 “공매도 규제 강화, 일일 가격제한폭 축소, 자사주 매입규제 완화 등 ‘특단의 대책’이 이미 준비돼 있다”고 강조했다. 공매도 규제 강화는 투자심리 악화로 인한 ‘투매(패닉셀링)’를 막을 특효약으로 거론된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투자업계 전문가 간담회’ 모두발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전날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각각 2.56%와 7.46% 급락하자 하루 만에 자산운용사, 증권사 관계자를 불러 모은 것이다.
그는 최근 우리 증시 급락에 대해 “복수의 대외적 악재가 겹치면서 불확실성이 투자자의 불안심리를 자극해 일어난 측면이 크다”며 “시장참여자 모두가 객관적인 시각에서 냉정을 되찾고 차분히 대응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이날에도 “미중 무역갈등이 통상문제에서 환율문제로까지 확대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주요국 금융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하는 가운데 우리 증시도 장 초반 코스피가 1900선까지 하락하고 원-달러 환율은 1220원선을 넘어섰다”고 짚었다.
이어 “여러 가지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지만 과도한 반응은 자제해야 한다”며 “그간 우리 금융시장은 많은 외부충격을 받았지만 양호한 대내외 건정성으로 이를 조기에 극복해왔다”고 시장을 달랬다. 또 “글로벌 주식시장에 비해 우리 주식시장 순자산대비 주가비율(PBR)이 높지 않은 만큼 저평가되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PBR은 한국이 0.84배인 데 반해 3.6배인 미국을 필두로 일본이 1.19배, 홍콩이 1.24배 대만이 1.7배 등이다.
지난 2일 일본이 감행한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에 대해서도 “정부는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대책’을 마련하는 등 적극 대응하고 있으므로 투자자들은 불안심리를 자제하고 차분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시장 상황에 따른 단계별 컨틴전시 플랜(비상대책)을 수립해놨다”고 안심시켰다. 손 부위원장은 “증시 수급 안정과 변동성 완화를 위한 증권유관기관과 기관투자자의 역할 강화부터, 자사주 매입 규제 완화, 공매도 규제 강화, 일일 가격제한폭 축소 등에 이르기까지 가용한 모든 정책수단 중에서 시장 상황에 적절한 정책을 취사선택해 신속·과감하게 대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중 핵심은 일정 기간 공매도를 금지하는 조처로 예상되는 공매도 규제 강화가 꼽힌다. 실제로 금융당국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8개월간, 2011년 유럽 재정위기 당시 3개월간 공매도를 한시적으로 금지한 바 있다.
공매도란 특정 종목의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 해당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주식을 빌려 매도 주문을 내는 투자 전략이다. 하지만 공매도는 하락 장세에서 패닉셀링을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손 부위원장은 “정부는 대외적 요인에 의한 국내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고 우리시장의 회복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