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고구마 인기 높은데 작황은 부진…고구마값 ‘쑥’
by김무연 기자
2020.11.05 11:52:07
고구마 10㎏ 도매가 전년 대비 30%↑
편의점 군고구마 매출 지난해보다 늘어
고구마 작황 전년비 40% 수준…가격 상승 지속 전망
| CU에서 판매 중인 군고구마(사진=BGF리테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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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이른 추위에 동절기 대표 간식 ‘군고구마’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10월 기온이 전년보다 2도 이상 낮아진 탓이다. 이달 들어선 아침 최저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기도 했다. 집에서 에어 프라이어를 이용해 간편하게 군고구마를 만들어 먹는 조리법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활발히 공유되고 있다.
다만 향후 군고구마를 싼값에 먹긴 어려워질 전망이다. 고구마 가격이 치솟고 있어서다. 군고구마 등 고구마 간식 수요 증가는 물론 올여름 잦은 태풍과 긴 장마로 산지 수확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고구마 생산 물량이 줄어든 탓이다.
5일 농산물 유통정보에 따르면 고구마 10kg의 도매가는 4일 기준 3만5320원을 기록했다. 한 달 전(3만2495원)에 비해 8.7%, 전년 동월(2만5160원)과 비교해선 40% 이상 올랐다. 같은 기간 고구마 소매가는 1kg 기준 5570원으로 전년(4533원)보다 23% 상승했다. 연평균 고구마 가격은 지난해 3만1543원(2019년 전체 기준)에서 올해 4만3417원(2020년 11월 4일 기준)으로 38% 가까이 올랐다.
올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병·확산하면서 가정 내 고구마 소비가 늘어난 점이 가격 상승에 한몫을 했다. 코로나19로 야외활동이 어려워지자 집안에서 간편하게 다이어트 식으로 즐길 수 있는 고구마 수요가 늘었다. 여기에 이른 추위로 군고구마 등 고구마 관련 상품 수요가 일찌감치 증가한 점도 영향을 미쳤단 분석이다.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군고구마를 겨울 분위기를 내기 위해 먹었다면 최근에는 몸을 만들거나 다이어트 하는 사람들도 군고구마를 많이 찾고 있다”라며 “당분간 고구마 수요 증가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고구마 연평균 가격 변화 추이(표=농산물 유통정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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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편의점에서는 군고구마 매출이 전년 대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CU에 따르면 지난 10월 군고구마 매출은 전년 대비 51.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세븐일레븐의 군고구마 매출액 역시 8.8% 늘었다. 날씨가 춥지 않던 지난 9월에 비하면 군고구마 매출은 2배 가까이 늘었단 설명이다.
같은 이유로 대형마트에서도 고구마 매출액이 증가했다. 이마트의 지난달 고구마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26.1% 올랐고, 롯데마트 고구마 매출액 또한 11.3% 늘었다.
수요 증가와 더불어 냉해와 태풍 등 자연재해로 고구마 수확 시기가 늦춰지고 생산량이 감소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업계에 따르면 여름 장마와 태풍으로 올해 고구마 생산량은 전년 대비 4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실제로 고구마 뿐 아니라 배추, 토마토 등 작물은 태풍과 장마의 영향으로 품귀 현상을 빚기도 했다.
한 대형마트 업계 관계자는 “지난 3~4월 고구마 산지 농가가 냉해를 입었고 올여름에는 긴 장마와 태풍 등으로 고구마 생산량이 크게 감소한 상태”라며 “작황 부진으로 산지 수매가가 계속 상승하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수요 증대와 공급 부족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는 탓에 올해 겨울 고구마 가격이 지속적으로 인상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 또한 “고구마 작황이 좋지 않아 고구마 가격 인상은 이번 겨울에도 지속될 전망”이라고 했다. 또 다른 마트 관계자는 “마트에 입고되는 물량도 넉넉하지 않아 고구마 가격은 당분간 계속 오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