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인상]재건축 시장 "옥석 가리기 본격화"

by김성훈 기자
2015.12.17 10:59:08

경쟁력 없는 고분양가 "옥석 가리기" 시작될 것
사업장별 진행속도에 희비 엇갈릴지도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16일(현지시간) 통화정책 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AFPBB News]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약 10년 만에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국내 부동산 시장에 한기가 돌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내년부터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사실상 강화하는 ‘가계부채 종합 관리방안’까지 내놓으면서 시장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올 한해 강남권을 중심으로 불붙었던 재건축 시장은 사업장의 경쟁력과 진행 속도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보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연준은 16일(현지시간) 열린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25%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10명의 FOMC 위원들이 만장일치로 결정된 금리 인상은 지난 2006년 6월29일 이후 처음이다. 이로써 7년간 이어져 온 제로(0~0.25%) 범위를 벗어나 0.25~0.50%가 됐다.

금융위원회도 지난 14일 관계기관 합동으로 주택담보대출의 거치기간(이자만 갚는 기간)을 대폭 줄이고 채무상환능력 심사도 강화하는 방안을 서울·수도권은 내년 2월, 지방은 5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현재 3~5년인 거치기간은 1년 이내로 단축되고 주택담보대출 심사 시 원천징수영수증 등 소득 증빙자료까지 제출해야 한다.



3일동안 미국 기준금리 인하와 정부의 가계부채 종합 관리방안이 이어지면서 대출 의존도가 높았던 주택 시장의 열기가 식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특히 3.3㎡당 4000만원이 넘는 분양가에도 수십 대의 일의 경쟁률로 승승장구한 강남 재건축 시장은 사업장별로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 전문위원은 “강남 재건축 단지들은 자녀를 위해 사두는 증여나 임대·투자 목적 수요가 적지 않다”며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일반 분양가격이 3.3㎡당 4000만원을 웃도는 상황에서 분양가나 주변 여건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면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재건축 사업장의 속도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재건축 시장이 올 한해 줄곧 오름세를 보인데다 최근의 정책들이 예견돼 온 상황에서 재건축 시장에 직접적인 타격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다”며 “다만 재건축 사업승인이나 이주 등 완료단계인 사업장과 달리 사업 초반부인 재건축 단지들은 앞으로의 정책 방향에 따라 부침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