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우연 신임 원장에 '나로호 개발 주역' 조광래 전 단장

by이승현 기자
2014.10.15 13:53:04

'한국 로켓개발의 산증인' 평가..한국형발사체·달 탐사 중책 맡아
"기술개발과 실적으로 말하겠다"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한국의 사상 첫 우주 발사체인 ‘나로호’(KSLV-1) 개발의 주역인 조광래(55) 전 나로호발사추진단장이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새 수장이 됐다. 임기는 3년이다.

조광래 항공우주연구원 신임 원장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15일 오전 임시 이사회를 열어 항우연 신임 원장에 조광래 현 항우연 연구위원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당초 3배수 후보로는 조 연구위원과 함께 이상률 항우연 정지궤도복합위성사업단장과 이인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항공우주공학과 명예교수 등이 포함됐다.

항우연은 이로써 3달 넘게 지속된 수장공백 사태에서 벗어나게 됐다.

조 신임 원장은 평생을 로켓개발에 매달린 한국 로켓역사의 산증인으로 평가된다.

그는 동국대에서 전자공학으로 학사 및 석사,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지난 1988년 항우연의 전신인 천문우주과학연구소에 입사했다.

이후 중형로켓개발 그룹장과 액체로켓(KSR-Ⅲ) 사업단장, 우주발사체 사업단장, 발사체 연구본부장 등 로켓개발 분야를 맡으며 성과를 냈다. 이를 인정받아 지난 2002년부터 2013년까지 무려 12년간 200여명의 연구원들로 구성된 ‘나로호발사추진단’의 총 책임자(단장)를 맡아 2번의 실패 끝에 지난해 1월 결국 발사를 성공시켰다.



그는 당시 나로호 발사성공에 대한 극단의 스트레스와 공황장애 등 때문에 거의 매일 신경안정제를 복용해왔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기도 했다.

20년 넘게 로켓 개발의 한 우물만 판 조 신임 원장은 지난 1993년 한국 최초의 ‘과학로켓(KSR-Ⅰ) 개발사업’에 팀장급으로 참여해 과학기술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이후 KSR-Ⅱ개발 공로로 2000년 대통령 표창을, 2003년에는 KSR-Ⅲ 개발 책임의 업적으로 과학기술훈장 도약장을 받았다.

2013년에는 나로호 프로젝트 총괄 책임자로서 한국 과학자에게 최고의 영예를 상징하는 과학기술훈장 창조장을 수상했다.

조 신임 원장은 이제 실무자가 아닌 관리자로서 한국형발사체(KSLV-2) 개발사업과 달 탐사 프로젝트 등 초대형 우주개발 사업을 진두지휘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그는 “우리기관의 본질은 ‘기술개발’”이라며 “정직하게 기술개발의 결과와 실적으로 말하겠다”고 말했다.

조광래(왼쪽) 당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나로호발사추진단장이 지난 2012년 11월 전남 고흥군 외나로도의 나로우주센터 프레스센터에서 나로호 발사 2차실패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조 전 단장은 15일 항우연 신임 원장에 선임됐다. 뉴시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