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에 탄 태조 이성계 초상화, 디지털 복원 비법 공개

by장병호 기자
2025.12.02 09:00:03

국립고궁박물관 개관 20주년 특별전
''RE:BORN, 시간을 잇는 보존과학''
20년 보존역사 총망라…3일 개막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국가유산청 국립고궁박물관은 3일부터 내년 2월 1일까지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개관 20주년 특별전 ‘RE:BORN, 시간을 잇는 보존과학’을 개최한다.

국립고궁박물관 개관 20주년 특별전 'RE:BORN, 시간을 잇는 보존과학' 전시실 전경. 전시 3부 '복원복제, 시간을 되살리다' 중 '태조어진'의 디지털 복원 과정. (사진=국가유산청)
이번 특별전은 박물관 보존과학실에서 이뤄진 20년 간의 보존과학 역사와 함께 왕실·황실 유산이 보존과학을 통해 되살아나는(Reborn) 시간의 여정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보존과학을 단순한 복원 기술이 아닌, 유산의 생명을 연장하고 그 가치를 미래로 잇는 과정으로 조명하는 전시다.

전시는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 ‘보존처리, 시간을 연장하다’에서는 문화유산의 상태를 되살리기 위한 보존과학자의 고민과 선택을 보여준다. 대한제국 유물로 추정되는 ‘옥렴’을 최초로 공개하고, 재보존처리한 ‘색회꽃무늬항아리’ 등 20여 년간 박물관이 보존처리한 유물들도 선보인다.



2부 ‘분석연구, 시간을 밝히다’에서는 과학적 분석을 통해 문화유산의 제작기법과 시기를 규명하는 과정을 소개한다. 2023년 일본에서 환수한 고려 나전칠기 ‘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의 제작기법 확인 과정, 왕실의 권위를 상징하는 의례용 도장 ‘어보’의 재질과 성분분석 결과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국립고궁박물관 개관 20주년 특별전 'RE:BORN, 시간을 잇는 보존과학' 전시실 전경. 전시 1부 '보존처리, 시간을 연장하다' 중 보존처리 전후 과정을 소개한 전시. (사진=국가유산청)
3부 ‘복원·복제, 시간을 되살리다’에서는 과거 화재로 소진된 ‘태조어진’의 복원 과정을 소개한다. ‘태조어진’은 현재 전주 경기전과 국립고궁박물관 소장본만 전해지는데, 국립고궁박물관은 과거 화재로 절반 정도가 소실된 상태의 어진을 소장하고 있다. 박물관은 1910년대에 촬영된 유리건판 사진, 전주 경기전 봉안본을 토대로 2013년에 태조어진을 디지털로 복원했는데, 그 디지털 복원 과정을 이번 전시에서 상세히 살펴볼 수 있다.

관람객이 보존과학의 사고방식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참여형 인터랙티브 콘텐츠도 운영한다. 전시장 곳곳에서 관심 있는 보존과학 관련 키워드를 선택하면 그 결과를 토대로 가장 적합한 보존과학 방안을 볼 수 있어 관람객이 보존과학을 보다 쉽고 흥미롭게 이해할 수 다.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 전문가 특별강연과 어린이 교육프로그램도 함께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