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전 직원, 자율주행 기술 빼돌려 중국으로 도주"

by장영은 기자
2023.05.17 14:30:06

미 법무부, 주요기술 훔치려다 적발된 사례 5건 공개
자율주행·WMD 관련 기술 탈취하려 한 중국인 등 기소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미국 법무부가 애플의 자율주행차 기술을 포함해 미국의 주요 기술을 중국과 러시아 등으로 빼돌리려다 적발된 사례 5건을 공개했다.

(사진= AFP)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올해 2월 상무부와 함께 미국 주요 기술 보호를 위해 출범한 태스크포스(TF)에서 애플의 자율주행 기술을 탈취하려 한 전직 애플 엔지니어 왕 웨이바오를 기소했다고 밝혔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애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한 중국 국적의 왕 웨이바오(35)는 애플의 자율주행 기술 관련 소스 코드, 추적 시스템, 아키텍처 설계 등을 빼내거나 시도한 혐의로 북부 캘리포니아에서 기소됐다.

왕 웨이바오는 애플에 입사한 지 1년이 지난 2017년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는 중국 기업 ‘컴퍼니원’의 미국 내 자회사로 이직한다며 애플을 그만뒀다. 그는 애플을 그만두기 전 며칠 동안 대량의 기밀 정보에 접근한 사실이 확인됐다. 법무부 수사관들은 2018년 6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 뷰에 있는 왕 웨이바오의 자택 컴퓨터 등에서 애플의 기밀 자료를 발견했다.



미 법무부는 왕 웨이바오가 당국이 미국 자택을 압수수색한 당일 훔친 자료를 갖고 중국 광저우로 도피했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중국 자율주행차 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유죄가 인정되면 그는 자신에 대해 제기된 6개의 혐의 각각에 대해 최대 10년의 징역형과 벌금을 받게 된다.

매튜 올슨 미 법무부 국가안보 차관보는 “(왕 웨이바오에 대해 제기된) 혐의는 민감한 기술이 러시아, 중국, 이란 등의 외국 적대국들의 손에 넘어가는 것을 막으려는 법무부의 노력을 보여준다”며 “권위주의 정권이 첨단 기술을 활용해 미국 국가안보를 위협하고 전 세계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하고자 미국 법을 위반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또 다른 사례에서 뉴욕 검찰은 미국의 제재 대상인 중국 기업을 이용해 대량살상무기(WMD) 생산에 사용되는 물질을 이란에 제공한 혐의로 중국인 조 한센(39)을 기소했다. 왕 웨이바오와 마찬가지로 조 한센도 현재 중국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부 캘리포니아 검찰은 또 자동 제조장비인 ‘스마트’ 소프트웨어에 사용되는 소스 코드를 훔친 혐의로 이달 5일 중국인 리밍 리를 체포했다.

이밖에도 뉴욕 검찰은 러시아 정부를 위해 10가지가 넘는 민감 기술을 탈취한 혐의로 그리스 국적자를 기소했으며, 애리조나 당국은 상업적 거래 관여가 금지된 특정 유형의 수출 통제 부품을 러시아 민간 항공사에 제공하려 시도한 러시아 국적자 2명을 체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