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버 인터뷰] 스파르코 코리아 조선희(엑스타 86 프라임 클래스)

by박낙호 기자
2016.07.15 14:54:08

[이데일리 오토in 박낙호 기자] 스파르코 코리아의 조선희는 사실 스프린트 레이스 보다는 드리프트 쪽에서 그 명성이 높은 드라이버다. 실제로 아직도 조선희 라는 이름이라고 한다면 흰연기를 뿜으며 코너를 빠져나오는 제네시스 쿠페를 타고 있던 ‘드리프트 드라이버’의 이미지가 강한 게 사실이다. 드리프트가 아닌 스프린트 레이스에서 만난 그와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가장 궁금했던 건 역시 ‘계기’였다. 조선희에게 드리프트가 아닌 스프린트 레이스 출전 배경을 설명해달라고 말했다. 조선희는 “아시다시피 드리프트만 하다가 그립 주행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그래서 취미 삼아 타임 트라이얼에 나가게 되었는데 막상 대회에 나가니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늦바람이 무서웠던 것 같다. 조선희는 “타임 트라이얼도 즐거웠지만 마음 속에서 피어나는 욕심은 채우기에는 부족함이 느껴졌다”라며 그리고 “마음의 그 무언가를 채울 수 있는 걸 찾기 위해 타임 트라이얼 말고 스프린트 레이스에 나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출전을 했는데 너무 재미있었다”라며 스프린트 레이스의 시작을 설명해.

스프린트가 즐겁다는 그에게 ‘드리프트는 할 생각이 없는가?’라고 질문하자 그는 “결국 어느새 드리프트는 뒷전이 되었고 이렇게 스프린트 레이스에 전력을 쏟고 있는 상황이 되었다”라며 사실 스프린트 레이스 처음 시작할 때에는 드리프트도 겸하려고 했는데 금전, 시간, 체력적으로 불가능해 일단 기회를 엿보고 있다”라며 웃었다.



그렇다면 그가 느끼는 스프린트 레이스의 매력은 무엇일까? 그는 “드리프트는 순간 동안 집중하면서 퍼포먼스를 추구하는 것이라면 스프린트 레이스는 오랜 시간 동안 실수와 변수를 줄여나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라며 “특히 운영 스타일의 차이로 인해 드리프트는 일종의 예술적인 퍼포먼스 경쟁이지만 스프린트는 랩 타임과 순위라는 명확한 우열 관계가 나뉘는 것도 큰 차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물론 대회마다 규정이나 운영 방식이 다른 건 그건 선수로서 당연히 배우고 적응하고 따르는 게 맞는 일이다”라고 설명하며 “대회의 특성이 다른 만큼 드리프트와 스프린트는 확실히 대회의 형태나 운영의 차이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주관적인 평가가 큰 드리프트 대비 명확한 기준이 존재하는 스프린트 레이스가 결론이 쉽게 나오는 부분이 참 좋은 것 같다”라며 웃었다.

곧이어 그의 입에서 재미있는 표현이 이어졌다. 그는 “드리프튼느 잘하는 걸 집중해서 하는 것이중요하지만 스프린트는 결국 오랜 시간 동안 꾸준함을 유지하며 실수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스프린트 레이스’에 대해 “스프린트 레이스는 또 다른 의미의 도를 닦는 일”이라는 자신의 견해를 드러냈다.





스프린트 레이스를 시작하며 스스로에게 가장 필요한 게 무엇이냐는 질문에 조선희는 주저없이 ”체력”이라고 답했다. 그는 “드리프트는 준비를 하면서 밤새 작업을 하고 차량을 손질하는 등에서 나오는 피로감을 느끼긴 했지만 경기 자체는 그렇게 체력적인 부담이 크지 않다”라며 “보통 1분에서 길면 10분 남짓 동안 집중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스프린트 레이스를 처음 했을 땐 10분 주행하고는 피로감이 확 오면서 ‘내가 정말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라며 체력의 문제를 느꼈다고 고백했다. 그는 그 이후 꾸준히 운동을 하면서 체력과 근력, 지구력 등을 향상시켰고 현재는 “한 경기는 완벽히 소화할 수 있을 정도의 체력”은 기른 것 같다며 “그래도 경기 후에는 역시나 체력적인 부담이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이라며 웃었다.

그리고 배틀에 대한 경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레이스를 하면서 역시 배틀이 가장 인상적이다”라며 “스프린트 레이스에서는 배틀 상황이 추월의 순간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조금 더 집중하고 의미를 크게 부여하는 것 같다. 게다가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그 부분 역시 더 긴장하게 되고 더 큰 희열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올 시즌 성적에 대해 그는 어떻게 생각할까? 조선희는 “아직 새로운 타이어에 대한 적응이 완벽하지 않은 것 같다”라며 “타이어의 컨디션 변화와 상황에 따른 타이어의 감각이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기록이 들쭉날쭉한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나름대로 데이터를 쌓고 분석하고 있는데 아직 ‘원하는 순간, 최고의 퍼포먼스’를 구현하는 건 어려운 일인 것 같다”며 더 많은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86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86은 근래 데뷔한 후륜 구동 차량에 비하면 출력이 낮은 것이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기본적인 완성도와 기본기가 우수하기 때문에 인제스피디움 같은 테크니컬 서킷에서는 어지간한 고성능 차량을 추격하고 되려 앞지를 수 있을 주행 성능을 갖췄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제대로 된 튜닝 거친 86의 경우 퍼포먼스에 대한 포텐셜이 무척 뛰어난 만큼 앞으로의 발전이 더욱 더 기대된다”라며 86에 대한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여기에 대회에 대한 견해도 이어졌다. 그는 “핸즈 모터스포츠 페스티벌은 국내 모터스포츠 시장 활성화와 성장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그렇기 문에 스파르코 레이싱 역시 이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웃으면서 “아직 팀에서 성적이 나오지 않아 대회에 무언가를 요구하기 보다는 ‘앞으로도 이 좋은 대회를 꾸준히 이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인터뷰 막바지, 팀 메이트 강민수가 자신을 롤 모델로 점 찍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자 그는 부끄러운 표정을 지으며 “사실 누군가에게 롤 모델이 되기엔 실력이나 경험이 부족한데 그렇게 좋게 봐주는 동생이 있다는 점에서 무척 고맙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강민수 선수는 정말 열심히 하는 선수인데 조금만 더 열심히 하면 더 좋은 기량을 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라며 덕담을 잊지 않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족에 대한 이야기도 빠지지 않았다. 그는 “사실 레이스를 하면서 가족의 허락을 받는 게 쉬운 일은 아닌데다가 지금 이제 16~17개월 된 아이가 있어서 같이 있어도 육아로 무척 힘든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인데 집에 같이 있지 못하고 한 달에 두 세 번씩 경기에 나서서 부담을 주고 있는 것 같다”라며 아내에게 미안함을 드러내며 “늘 고마움을 느끼고 있지만 제대로 표현을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번 인터뷰를 통해서 아내에게 고맙고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다”라며 인터뷰 끝 인사를 대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