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亞 가족기업의 성공관건은 경륜과 지배구조"

by성문재 기자
2013.09.23 17:10:33

대부분 美·유럽 등서 유학, 전문성 갖추고 경영 참여
경험 부족 우려도 제기.."적절한 지배구조 갖춰야"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삼성전자 등 아시아의 가족소유 회사들이 성공하려면 3~4세 경영인이 경륜을 쌓고 좋은 지배구조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아시아의 가족 소유 회사들은 3~4대에 걸쳐 재산을 비교적 잘 지켜내면서 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크레디트스위스에 따르면 아시아 10개국의 전체 상장 회사 가운데 절반이 가족 기업이다. 10개국에서 이들 가족기업은 시가총액의 32%를 차지한다.

이들 가족기업은 종종 이슈로 떠오르는 재산 승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묘책을 찾고 있다.

FT는 91세 홍콩 카지노 억만장자 스탠리 호의 자산을 둘러싼 2011년 집안 싸움을 단적인 예로 꼽았다.

가족기업은 대부분 창업주 손자 혹은 증손자뻘 젊은 세대들이 미국과 유럽의 주요 경영대학원(MBA)에서 유학하고 있다. 이들은 회사 경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전에 다른 곳에서 경험을 쌓기도 한다.



UBS의 동남아시아 주식자본시장 대표 스튜어트 맥케이는 “교육을 잘 받은 재벌가 자녀들이 승진하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며 “그들은 보다 더 전문적인 방식으로 회사를 경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투자자들은 젊은 세대에게 경영권이 승계되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삼성전자(005930)의 지휘봉을 물려받을 것으로 확실시되는 이재용 부회장은 유학파 출신이고 미국의 명망있는 경영인협회 회원이지만 아직 사업에 필요한 경륜이 부족하다는 우려의 시선을 받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의 그룹 내 경험은 10여년 전 인터넷기업 이(e)삼성이 전부라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또 가족 기업들이 가족간 불화에 따른 몰락을 막기 위해 적절한 지배구조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젊은 세대들로 경영권이 넘어가는 과정에서 오너십이 분열되는 경우가 적지 않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싱가포르국립대학교(NUS) 경영대 부교수 말린 딜레만은 “경영권이 나눠지면 회사에 대한 통제권을 가진 사람이 없어져 기업 의사결정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