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MBK “공개매수로 명분 확보”…고려아연 “시세조종 의심”

by허지은 기자
2024.10.17 11:55:58

MBK “최윤범 회장, 1.8% 주주 한계 드러내”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금감원 진정서 제출

왼쪽부터 강성두 (주)영풍 사장, 김광일 MBK 파트너스 부회장, 이성훈 베이커매킨지코리아 변호사 (사진=뉴스1)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MBK파트너스·영풍이 고려아연 공개매수로 주주들로부터 명분과 실리를 모두 얻었다고 자평했다. 고려아연은 MBK·영풍 측의 공개매수 기간 동안 시세 조종 행위가 의심된다며 금융감독원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17일 MBK·영풍은 공시한 고려아연 공개매수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공개맷로 MBK·영풍은 5.34%의 지분을 확보해 총 38.47%의 지분을 갖게 됐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 우군 베인캐피탈이 공개매수로 확보할 최대 지분(36.5%)을 앞서게 돼, 향후 열릴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커졌다.

MBK·영풍은 이번 공개매수 결과에 대해 “5.34% 의결권 지분도 중요하지만, 주주들과 자본시장으로부터 고려아연의 거버넌스(지배구조)를 다시 바로 세우겠다는 공개매수 본래 취지가 인정받은 것”이라며 “명분과 실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고 스스로 평가했다.

이어 “이사회 승인 없이 5500억원이 넘는 회사 자금을 (최 회장의) 중학교 친구가 운영하는 신생 사모펀드 원아시아파트너스에 투자한 점,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에 연관된 점, 완전자본잠식인 이그니오에 5800억원을 투자한 점 등이 최 회장의 문제점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 회장은 지분 1.8%를 가진 주주일 뿐이다. 그럼에도 고려아연의 자금으로 3조 2000억원이나 되는 대규모 자금을 고금리로 차입해 회사 재무구조에 부담을 주는 무리수를 뒀다”며 “최대주주를 비롯한 다른 주주들에게 피해가 크게 돌아갈 뿐만 아니라 최대주주로서는 불가능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고려아연은 MBK·영풍의 공개매수 마지막날인 지난 14일 고려아연 주가가 급락한 점을 들어 시세 조종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에 고려아연은 금융감독원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조사를 요구했다. 고려아연에 따르면 이날 고려아연 주가는 장중 82만원까지 올랐으나 전일 대비 0.1%(1000원) 내린 79만3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고려아연은 “MBK 측이 고려아연 주가를 인위적으로 떨어뜨려 투자자들이 MBK 공개매수에 참여하도록 시장 환경을 조성한 것이 아니냐”며 “의도적으로 특정 세력이 주가를 끌어내리려 했다는 합리적 의심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