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탐사대 남극내륙기지 후보지 도착···새 기지 육로 확보
by강민구 기자
2024.01.02 13:29:27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우리나라가 남극 내륙에서 연구, 보급 활동을 위한 육로인 ‘K-루트’를 확보했다.
극지연구소는 ‘K-루트 탐사대’가 현지시각으로 지난해 12월 31일 12시 40분에 남극내륙기지 후보지에 도착했다고 2일 밝혔다. 지난해 11월 16일 남극장보고과학기지를 출발한 지 46일 만이다.
| ‘K루트 탐사대’가 지난해 12월 31일 남극내륙기지 후보지에 도착했다.(사진=극지연구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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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제1차 극지활동 진흥 기본계획’에 따라 오는 2032년까지 세계에서 여섯번째로 남극내륙기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비행기로 물자를 보급할 때 기상과 비용 문제가 있기 때문에 기지 건설·운영 과정에서 육로가 필요하다.
남극내륙기지 후보지는 남위 76도 11분 동경 117도 36분에 있다. 250~300km 떨어진 곳에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함께 운영하는 콩코르디아 기지와 러시아 보스톡 기지가 있다. 이 지역의 빙하 두께는 최소 3200m 이상이어서 100만 년 전 기후 복원이 가능하다. 최저 기온이 영하 80도 밑으로 내려가기 때문에 우주 등 극한지 탐사기술 연구 유망지로도 꼽힌다.
탐사대는 이번 탐사로 장보고기지와 남극내륙기지 후보지를 잇는 1512km의 육상루트를 확보했다. 기지로 복귀하면서 270km의 새로운 육로도 개척할 예정이다. 다른 연구 목적으로 이미 개척한 육로 433km까지 더하면 남극에서 확보한 육로는 2200km에 이른다.
남극은 평균 2km 두께의 얼음이 덮인 지구에서 평균 고도가 가장 높은 대륙이다. 빙하가 움직이면서 형성된 크레바스나 영하 수십 도까지 떨어지는 극한 환경 때문에 대륙 안쪽으로 접근하기 어렵다. 남극 내륙에 독자적인 길을 보유한 나라는 미국과 중국, 일본 등 5개에 불과하다.
탐사대는 후보지에서 기지 건설 시 필요한 환경영향평가를 위해 환경시료 채집, 기상관측장비 설치 등 연구 활동을 할 계획이며, 활동을 마친뒤 다음 달 중순께 장보고기지로 돌아올 예정이다.
신형철 극지연 소장은 “이번 K-루트 개척으로 일부 선진국들만 했던 남극내륙 연구의 문이 열렸다”며 “K-루트를 활용해 미래 발전 가능성이 높은 연구 거점을 선점해 남극연구 선진국들과 경쟁하고 대한민국의 극지연구 역량을 높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