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신천지 100억원 기부 거부…“방역 협조부터 해야”(종합)
by최정훈 기자
2020.03.06 11:54:47
대구시, 신천지가 기부한 100억원 거부해
“방역 협조부터 먼저해라”…치료센터입소·진단검사 거부사례 발생
대구 확진자 4693명…“인공호흡기 치료 29명에 사망률 더 올라갈 수도”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대구 지역의 코로나19 확산 원인으로 지목된 신천지가 대구시에 100억원을 기부했지만 거부당했다. 신천지 교인이 현재 생활치료센터 입소나 진단검사를 거부하는 사례가 나오면서 방역 협조에 먼저 나서라는 게 시의 입장이다. 현재 대구의 확진자는 4693명이고 이 중 집에서 대기하고 있는 확진자는 2249명이다.
먼저 시는 지난 5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 입금된 신천지 측 성금 100억원을 거부했다고 6일 밝혔다. 권영진 대구 재난안전대책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금 신천지 교회가 해야 할 일은, 돈을 내는 것이 아니라, 정부와 대구시의 방역 대책에 적극 협조하는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며 “확진 판정을 받은 다수의 교인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생활치료센터 입소를 거부하는 사례들이 다수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가격리 기간을 5일 연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진단검사를 의도적으로 거부하는 교인들도 있다고 전했다.
시에 따르면 현재 확진 판정을 받은 신천지 교인들 가운데 생활치료센터가 1인실이 아니면 입소를 거부하는 사례도 있었다. 또 진단 검사 받으라고 했지만 연결 자체가 안 되는 경우와 검사 받지 않겠다고 응답하는 사례도 나왔다. 권 본부장은 “이런 식이면 생활치료센터 아무리 확보해도 자가 대기자 줄일 수가 없다”며 “신천지 교인들은 저의 간절한 호소나 경고보다 총회장 이라고 하는 분 교회의 지침을 더 잘 따른다고 하는데 이에 이만희 총 회장과 신천지에 대한 경고이기도 하고 간절한 호소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 권영진 대구시장이 5일 오전 대구시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언론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사진=대구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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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환자는 전일 오전 0시 대비 367명이 증가한 총 4693명이다. 전체 확진자 중 1760명은 병원에 입원했고 638명이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했다. 현재 2249명이 입원 대기 중이며, 이날 중 171명을 입원, 343명 생활치료센터 입소 등 총 514명을 조치할 예정이다. 또 대구에서 18명의 환자가 완치됐고 28명이 숨졌다.
김신우 대구 감염병관리단 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재 3차 의료원 등 총 29명이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고 있다”며 “현재 0.6% 사망률이지만 이런 분들 계시면 사망률이 더 올라갈 수도 있다”고 전했다. 김 단장은 이어 “입원을 해야 하는 중증 환자 대상 159명 중 입원 조치는 105명, 자가에서 대기하는 인원은 53명이고 시설에 1명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날 0시 기준으로, 지금까지 실시된 진단검사는 총 3만 1392건으로, 일반시민들이 받은 검사가 2만 2246건(70.9%)이며, 신천지 교인이 받은 검사는 9146건(29.1%)이다. 아직까지 검사를 받지 않은 신천지 교인은 1768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시에서 관리 중인 신천지 교인 1만 914명 중 90% 이상이 진단검사를 받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이 중 361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 5일 하루 진단검사 결과가 나온 신천지 교인 883명 중 22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양성률이 25.3%로 나타났다. 확진 판정을 받은 신천지 교인 3617명 중 남성이 1170명(32.3%), 여성은 2447명(67.7%)로 여성이 2배 이상 많았다. 20대 1376명(38.0%), 50대 663명(18.3%), 40대 496명(13.7%) 순으로, 20대와 40~50대 비율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권 본부장은 “아직은 코로나19의 확산 추세가 꺾였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며 “신천지 교인들에 대한 진단검사에서 25% 정도의 확진율을 보이고 있고, 일반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진단검사에서도 9.6%의 확진율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요양병원 등 집단 감염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