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4%' 사상최고 고용률에도 청년 취업난은 심화…왜?
by김형욱 기자
2019.04.10 10:59:30
고용률 60.4%로 3월 기준 1983년 이후 최고
전체 취업자 수도 2개월 연속 20만명 이상 증가
정부·지자체 노인일자리 사업덕에 60대 취업자 급증
공무원시험 대기수요 탓 청년 확장실업률 역대최고
| 취업준비생들이 채용박람회에 입장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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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김형욱 최훈길 기자] 올 3월 고용률이 60.4%로 역대 최고를 기록하는 등 고용 회복 조짐을 보였다. 임시·일용직은 줄고 상용직 비중이 늘어나는 등 고용의 질 개선 흐름도 이어졌다.
그러나 정부의 노인 일자리 사업에 60대 취업자 수가 큰 폭 늘어난 반면 우리 경제의 중심축이라고 할 수 있는 제조업 부문과 40대의 고용은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월 공무원시험(공시) 대기 수요가 몰리며 청년층(15~29세) 확장실업률은 25.1%로 역대 최악을 기록했다.
통계청은 이 같은 내용의 2019년 3월 고용동향을 10일 발표했다.
가장 두드러진 수치는 15세 이상 고용률이다. 60.4%로 지난해 3월보다 0.2%포인트(p) 올랐다. 1983년 관련 집계를 시작한 이후 3월 기준으론 역대 최고다. 15세 이상 전체 국민 10명 중 6명은 어떤 식으로든 주 1시간 이상 일했다는 것이다.
3월 취업자 수도 2680만5000명으로 지난해보다 25만명 늘었다. 올 2월 26만3000명 늘어난 데 이어 2개월 연속 20만명을 넘어섰다. 2018년 2월 이후 월별 취업자 수 증가가 10만명을 채 넘지 못했던 걸 고려하면 고용 흐름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 실업자도 119만7000명으로 전년보다 6만명 줄었다. 실업률도 4.3%로 0.2%p 감소했다.
고용의 질 면에서도 개선 흐름을 보였다. 취업자 중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상용근로자(1410만2000명)가 전년보다 42만3000명 늘며 전체 증가 흐름을 이끌었다. 임시근로자(470만4000명)와 일용근로자(138만4000명)은 각각 11만4000명, 2만9000명 줄었다.
그러나 그 면면을 뜯어보면 고용 회복세가 완연하다고 하기엔 어려운 점도 있다.
3월 고용률 상승과 고용 증가를 이끈 건 업종별로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연령대별로는 60대였는데 이중 약 절반은 정부 노인일자리 사업에 따른 일자리다.
업종별로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 수(217만9000명)는 17만2000명 늘고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115만8000명·8만3000명↑)과 농림어업(126만5000명·7만9000명↑)의 상승세가 두드러졌으나 제조업 취업자 수(444만6000명)는 10만8000명 줄며 12개월 연속 전년대비 감소했다. 제조업 취업자 수 감소 폭이 올 들어 감소하고 있다는 게 그나마 위안거리다.
연령대별로도 50·60대 이상 취업자 수와 고용률은 늘었으나 40대는 줄었다. 30대 역시 고용률은 유지했으나 인구 감소와 함께 취업자 수가 줄었다.
15~29세 청년층 역시 수치상 고용률(42.0%→42.9%)과 취업자 수(385만7000명→390만명)가 늘어나기는 했으나 실제 청년층이 체감하는 확장실업률(고용보조지표)은 25.1%로 전년보다 1.1%p 늘어나면서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높았다. 청년들이 주 1시간 이상 아르바이트나 인턴, 가족 자영업을 돕는 등 무언가 일은 하고 있지만 넷 중 한 명 이상이 ‘사실상 실업자’라는 것이다.
정동욱 통계청 사회통계국 고용통계과장은 “지난해 3월에 진행하던 지방직 공무원 접수가 4월로 늦어지며 50만명 전후로 추정되는 응시자가 3월 통계에서 잠재 구직자, 즉 비경제활동인구로 잡히며 청년층 확장실업률 증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전체 근로자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자영업자 역시 감소 흐름을 보였다. 특히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개인사업자)는 401만5000명으로 5만9000명 늘어난 반면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159만2000명으로 7만명 감소했다.
정동욱 과장은 “전체적으로 취업자가 증가하고 고용률도 올라가는 모습”이라며 “취업자 증가가 상용직 중심이라는 것도 질적으로는 좋은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제조업과 40대가 여전히 좋지 않은 것처럼 부정적 면이 혼재해 있어 앞으로 몇 달 동안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영훈 기획재정부 정책기획과장은 “작년 기저효과, 일자리사업 조기 집행 등으로 부진했던 작년보다는 고용 지표가 나아지는 모습이다. 고용의 질 개선세도 지속되고 있다”며 “30~40대와 제조업의 취업자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어 세계경제·수출 둔화 등 고용 관련 불확실성도 존재한다. 정책 과제들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