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류의성 기자
2009.03.05 17:06:44
대만정부, 6개 D램회사 통합 공식화
日 엘피다-美 마이크론 참여 여부 촉각
"관건은 기술 경쟁력 보유 여부"
[이데일리 류의성기자] 대만정부가 5일 파워칩과 프로모스 등 자국 내 6개 D램회사를 통합한 `타이완메모리`() 설립을 공식화했다.
타이완메모리의 탄생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주도하는 세계 D램업계에서 강력한 도전자가 될 것이냐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본의 엘피다와 미국의 마이크론의 타이완메모리 가세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국내업계에서는 대만정부의 행보가 세계 반도체업계의 구조조정과 업계 재편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대만 정부는 초대형 통합 반도체 회사 `타이완 메모리`를 6개월 내에 설립할 예정이라고 5일 공식 발표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인치밍 대만 경제장관은 이날 공식 브리핑을 통해 정부 주도의 통합 반도체 회사 설립 계획을 밝혔다.
대만 정부는 파워칩, 프로모스, 렉스칩, 난야테크놀로지, 이노테라메모리, 윈본드일렉트로닉스 등 6개 대만 D램 기업들을 통합할 예정이다.
특히 일본 엘피다 또는 미국 마이크론을 참여시키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대만과 일본, 미국을 아우르는 다국적 연합군이 탄생할 가능성이 이전보다 높아진 상황이다.
인치밍 장관은 "엘피다와 마이크론의 참여 여부는 3개월 내에 결정될 것"이라며 "또한 정부 지분은 50% 미만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는 국영 반도체 회사 타이완 메모리의 수장으로 존 슈안 UMC 명예 부회장이 임명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만일 대만정부의 구상대로 타이완메모리가 탄생하면 세계 D램업계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기에 일본 엘피다와 미국 마이크론이 타이완메모리에 가세할 경우 D램 업계 구도는 `한국 VS 反 한국` 진영으로 나뉘게 된다.
시장조사업체인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작년 D램시장 점유율 1위는 삼성전자로 30.3%. 2위는 하이닉스로 19.3%. 3위는 일본의 엘피다(15.3%), 미국의 마이크론(11.3%)이 4위다.
타이완메모리로 통합되는 6개 대만 기업들의 점유율은 약 12%로 추정된다. 결국 엘피다와 마이크론이 타이완메모리 진영에 동참하면 점유율은 38.6%다.
단순 계산상으로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앞서는 세계 최대 규모의 D램 기업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국내업계에서는 최근 반도체 시황과 산업 특성을 감안할 경우 타이완메모리의 경쟁력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만만치 않다.
엘피다와 마이크론이 참여한 다국적 연합군이 단순합계로는 점유율 1위지만 점유율이 곧 경쟁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공급자 중심의 마켓이라면 몰라도 현재는 수요자 마켓"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단순히 시장점유율을 더해서 업계 1위로 간주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들 업체의 합병이 진행될 경우 생산설비에 대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고, 또 고객층 역시 중복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해외업체들의 생산능력은 자산 구조조정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높고, 기술이전은 자본과 시간이 필요한 만큼 국내기업을 따라잡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