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집게손 논란’ 악플 불송치에...경찰청 민원 폭주 중

by김혜선 기자
2024.08.06 15:26:40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넥슨 게임 홍보 영상 중 이른바 ‘집게손’을 그린 것으로 알려져 비판을 받은 애니메이터가 악플을 단 누리꾼들을 고소한 사건과 관련,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내리자 이에 반발하는 민원이 폭주하고 있다.

메이플스토리 엔젤릭버스터 홍보 애니메이션 중 문제가 된 장면 일부. 이 영상은 논란이 되자 비공개됐다. (사진=메이플스토리 엔젤릭버스터 캡처)
6일 국민권익위원회의 ‘한눈에 보는 민원 빅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경찰청에 접수된 민원은 1428건이다.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내린 5일 민원 접수는 2305건으로, 이틀 만에 3733건의 민원 폭탄이 쏟아진 것이다.

민원 키워드 상위권에는 ‘피해자’, ‘경찰서’, ‘집게손’, ‘불송치’, ‘넥슨’, ‘집게손가락’ 등이 올랐다. 경찰이 밝힌 불송치 사유인 ‘논리적 귀결’도 민원 키워드 상위 8위였다.

이날 접수된 민원 키워드를 분석해 알려주는 ‘오늘의 이슈’에도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불만을 제기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고스란히 보였다. ‘오늘의 이슈’ 1위는 통상적으로 민원 신고가 많은 ‘인도 불법 주정차 신고’가 차지했지만, 2위에는 ‘서초경찰서 수사14팀 규탄’이 올라왔다. 5위에는 ‘넥슨 집게손 고소건 민원제기’가 차지했다.

(사진=국민권익위 ‘한눈에 보는 민원 빅데이터’ 캡처)
경찰청 민원이 폭주하고 있는 이유는 경찰이 일명 ‘집게손’ 논란으로 피해를 입은 애니메이터 A씨의 고소 건에 불송치 결정했기 때문이다.



앞서 A씨는 넥슨 게임 홍보 애니메이션 제작에 참여했는데, 일부 누리꾼이 이 애니메이션에 남성혐오 표식인 ‘집게손’이 의도적으로 연출됐다고 의심하면서 논란이 됐다. 이후 A씨는 일부 누리꾼들로부터 신상을 공개당하고 각종 비판에 시달리게 됐는데, 정작 문제가 된 장면을 그린 애니메이터는 다른 남성 애니메이터로 밝혀졌다.

A씨는 자신에 대한 악플에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성폭력처벌법상 통신매체이용음란 등 혐의로 고소했지만, 경찰은 “피의자들이 고소인을 대상으로 비판하는 것은 그 논리적 귀결이 인정된다고 보인다”며 A씨를 향한 누리꾼들의 비판이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

또 경찰은 “A씨가 과거 페미니스트를 동조하는 듯한 내용의 트위터 글을 게시한 사실이 있다”며 “현재 대한민국에서 ‘집게 손 동작’을 기업 광고에 사용하는 것을 금기시하는 것이 현재의 풍토”라고도 했다.

이에 일부 누리꾼들은 “서초경찰서를 강력히 규탄한다”, “서초서가 성차별적이고 편파적인 수사를 한 건 중립성과 객관성을 가져야 할 수사 기관의 직무유기”라며 민원을 제기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