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하반기 자신..프리미엄 제품으로 승부"

by류의성 기자
2010.07.22 18:03:39

권오철 사장 2Q IR서 밝혀..수익 포트폴리오 개편
하반기, 2분기 이상의 실적 기대.."인수 의향 밝힌 곳 아직 없어"

[이데일리 류의성 기자] 하이닉스(000660)가 올 하반기 실적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이번 3분기와 4분기에도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거둔 2분기 수준 이상의 실적을 기대했다.

남유럽 위기 등 글로벌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그러나 하이닉스는 44나노 D램과 DDR3 등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수익 구조를 재편해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작업은 일단 올 연말께 마무리된다. 세계 경기 부침에도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는 강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현재 진행 중인 `주인 찾기`와도 관련있다. 연속성을 보장할 수 있는 튼튼한 회사로 가치를 더욱 높이겠다는 포석이다.
 


권오철 하이닉스 사장은 22일 실적IR에 참석해 "시장 일부에서 하반기 실적에 대해 지나치게 우려하는 것 같다"고 운을 뗐다.

22일 하이닉스 주가가 실적 발표 후 4% 넘는 급락세로 마감한 것도 이와 관련있다. 당초 시장에선 3분기 D램 비트그로스(Bit Growth, 비트 기준 출하량 증가율)를 10% 중반대로 예상했다.
 
그러나 회사 측이 한 자릿수 중반대로 내놓자 우려감을 표출한 것. 이것은 2분기 가동한 44나노 D램의 생산 수율에 대한 의구심으로 이어졌다.

권 사장은 "그러나 우리는 대체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반기 실적이 상반기보다 나빴던 적이 별로 없었다는 것이 그의 얘기다. 이어 "3분기 실적은 2분기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되며, 4분기에는 더 나은 매출이 기대된다"고 예상했다.



하이닉스는 20% 전후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40나노급 D램 비중을 연말까지 50%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40나노급 D램은 50나노급보다 생산성이 50%나 높아 유리하다.

메인 메모리 제품 중 65% 수준인 DDR3 제품은 연말까지 9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DDR3는 DDR2보다 원가 경쟁력에서 유리하다. 하이닉스가 실적 개선을 자신하는 이유 중 하나다.



PC로 집중돼 있는 D램 매출 의존도 탈피한다는 방침이다. 권 사장은 "서버와 그래픽용 D램 가격이 좋고 모바일용 D램도 꾸준히 영업이익이 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PC 이외 제품군 매출 비중을 확대해 하반기에 전체 D램 매출 가운데 60% 안팎을 Non-PC(PC가 아닌 디바이스)에서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44나노 D램 수율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노광장비 딜리버리가 늦어져서 44나노 전환이 늦어졌다"며 "3분기에는 비트그로스가 슬로우(Slow)하겠지만 4분기에는 상당한 수준의 비트그로스가 일어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권 사장은 "글로벌 불확실성이 남아 있고 특히 남유럽 위기가 사라지지 않았다"며 "그러나 이로 인한 메모리 수요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선진시장을 중심으로 IT수요가 지속되고 있고 PC교체 수요와 태블릿PC 등 새로운 디바이스 출현 등으로 견조한 흐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권 사장은 "공급업체 공급능력 증가는 제한적일 것이고, 거시경제 측면에서 불안정 때문에 메모리시장 악화될 수 있다"며 "기술 및 원가절감 경쟁력 우위를 지켜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주인` 찾기 작업이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 권 사장은 "아직까지 하이닉스에 대해 위험한 회사, 반도체산업이 어렵다는 인식을 여전히 갖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하이닉스를 인수하겠다고 의사를 밝힌 회사도 없다는 것이 권 사장 설명이다. 그는 "내가 할 일은 이러한 인식을 깨는 것이고, 그래야 투자가들도 하이닉스의 가치를 믿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현재 진행중인 프리미엄 제품 위주의 프로덕트 믹스, 포트폴리오 개선 등 사업구조 재편을 통해 강력하고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여줘야 위험하고 어려운 회사라는 인식을 바꿔 놓을 수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