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국내 최대 위성제조시설 구축···연간 위성 100기 생산

by강민구 기자
2025.12.02 09:00:00

한화시스템 제주우주센터 준공···월 최대 8기 생산
축구장 4배 크기 달해···한화 "순수 100% 민간 투자"
한화 "100% 민간 자본 투자"···제주도 "독자 공급망"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제주에 위성 연구·개발부터 제조까지 한곳에서 할 수 있는 우주산업 전초기지가 들어섰다.

2일 한화시스템과 제주도청은 오후 제주 서귀포시 하원테크노캠퍼스에서 손재일 대표 등 임직원, 오영훈 제주도지사, 제주도민, 정부 연구기관, 군, 협력업체 등 주요 관계자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주우주센터 준공식을 개최한다.

한화시스템이 2일 제주 서귀포시 하원동에 준공한 제주우주센터의 모습.(사진=한화시스템)
한화시스템이 2일 제주 서귀포시 하원동에 준공한 제주우주센터의 조감도.(자료=한화시스템)
한화시스템은 이번 준공식을 통해 민간 기업이 주도하는 위성제조 인프라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제주우주센터’를 준공했다. 이번 시설은 민간 주도 우주시대인 ‘뉴스페이스’ 생태계 확장과 대한민국 위성제조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제주센터는 축구장 4개 크기에 달하는 3만제곱미터(약 9075평) 부지에 연면적 약 3450평 규모로 들어섰다. ‘민간 주도형 위성 생산기지’를 목표로 △위성 개발·조립장 △위성기능, 성능 시험장 △위성통합시험장 클린룸 △우주센터 통제실, 우주환경시험장 제어실 △임직원 사무공간과 부대시설 등 첨단 시설을 갖췄다.

센터가 본격 가동되면 내년부터 매달 4기에서 8기의 소형 저궤도 위성이 생산된다. 단일 시설로는 국내 최대 수준의 양산 능력이다. 연간 최대 100기 생산이 목표다. 이를 위해 우주환경에서의 위성 성능을 검증하는 열진공 시험, 근거리 안테나 성능을 측정하는 근접전계 시험 등 필수 절차를 위한 시설을 구축했다.

제주센터는 지구관측 위성으로 활용되는 ‘SAR(합성개구레이다) 위성’을 중점 생산한다. SAR 위성은 기후·환경 변화 예측, 재난 감시, 자원탐사·안보 등의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2023년 1m급 해상도 SAR 위성의 성공적 발사 이후 0.5m와 0.25m급을 개발 중이며, 지구 상공 400㎞ 이하 초저궤도에서 15cm(0.15m급)급 영상촬영이 가능한 초고해상도 ‘VLEO UHR SAR’ 위성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한화는 지난달 25일 경상북도 구미시에 이전 대비 2배 이상 커진 생산기반으로 확장한 구미 신사업장 준공을 마쳤다. 구미에 이어 제주도에 민간 최대 규모의 제주우주센터까지 확보했다. 한화는 부지매입, 건축, 시설·설비 등 비용을 포함해 1000억원을 전략적으로 투자했다.

송성찬 한화시스템 우주사업부장은 “제주우주센터는 국내 기업이 순수 100% 민간 자본을 투자해 대한민국의 민간 우주산업 기여와 우주안보 실현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초정밀·고난도 기술을 집약해 구축한 최첨단 위성 연구·개발 및 제조시설인 제주우주센터에서 K-우주산업의 기회와 가치를 창출해내겠다”고 말했다.

제주도에서 위성 제조부터 발사까지 가능해질 전망이다.(자료=한화시스템)
제주는 우리나라 최남단에 있고,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여 발사각도와 낙하구역 확보에 유리하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위성제조와 발사가 모두 가능한 지역이라는 지리적·환경적 장점도 있다. 제주우주센터에서 생산된 위성은 육상 이동 없이 곧바로 인근 제주 해상에서 발사될 수 있다. 위성 제조와 발사 간 물리적 거리를 줄여 위성 개발·제조·발사·관제·AI 위성 영상분석 서비스까지 위성산업 전체 밸류체인(가치사슬)을 한 곳에서 수행할 수 있다.

한화 제주우주센터가 옛 탐라대학교 유휴부지에서 첨단 우주산업의 허브로 재탄생한 만큼, 한화시스템은 제주지역 경제 활성화 기여와 고용기회 창출 등 제주지역 상생발전도 목표로 하고 있다.

제주도는 지역 경제와 일자리 창출에도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는 이번 제조 시설 구축을 발판으로 내년부터 우주산업의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위성정보 활용(Downstream)’ 분야로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환영사를 통해 “제주센터는 제주가 ‘뉴 스페이스의 심장’으로 다시 태어났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며 “이제 제주에서 만든 위성이 제주 앞바다에서 우주로 올라가는 독자적인 공급망이 완성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