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전자 계열사들 인사 마무리…'기술통' 전진배치

by김응열 기자
2024.12.02 14:12:52

삼성D·삼성SDI·삼성전기·삼성SDS 등 임원인사
나이·성별 무관 성과 올린 기술인재 적극 발탁
JY ''기술중시'' 철학 반영…’초격차’로 위기 극복

[이데일리 김응열 김은경 최연두 기자] 삼성의 전자 계열사들이 기술통을 전면에 배치하는 후속 인사를 단행했다. 어려운 글로벌 경영 환경 속에서 ‘초격차’ 기술을 앞세워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미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일 부사장 6명, 상무 9명, 마스터 1명 등 총 16명을 승진시키는 내용을 골자로 한 2025년도 정기 임원 인사를 시행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기여한 기술통을 중심으로 부사장 승진 인사를 했다. 이번에 부사장으로 오른 윤지환 대형디스플레이사업부 공정개발팀장은 신규 소자구조 개발과 공정조건 최적화로 QD-OLED 성능 개선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황의훈 중소형디스플레이사업부 YE(Yield Enhancement)팀장 부사장은 주요 플래그십 제품의 수율 향상을 견인하며 신제품 적기 공급과 제조 생산성 확대에 기여했다.

기창도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왼쪽)과 이호중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아울러 삼성디스플레이는 젊은 리더를 40대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차기 경영자 후보층을 두텁게 했다. 기창도 중소형디스플레이사업부 FAB2팀장 부사장과 이호중 중소형디스플레이사업부 상품기획팀장 부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둘은 모두 만 49세다. 이밖에 김봉한 법무실 해외법무그룹장, 한준호 피플팀장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왼쪽부터)삼성SDI의 김윤태, 남주영, 박규성 부사장.(사진=삼성SDI)
삼성SDI 역시 성과주의 인사 기조를 바탕으로 초격차를 이끌 인재들을 적극 발탁했다. 부사장 3명, 상무 8명, 마스터 1명 등 총 12명이 승진했다.

이번에 승진한 박규성 부사장은 차세대 전고체 전지의 양산화 추진을 통해 기술 우위 선점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남주영 부사장은 전자재료 개발 및 사업 경쟁력을 제고했다. 김윤태 상무는 투자 재원 확보와 주주 가치 제고를 이끌었다.

김희열(왼쪽) 삼성전기 부사장과 오창열 삼성전기 부사장. (사진=삼성전기)
삼성전기도 기술 인재를 적극 중용했다. 이번 인사에서는 부사장 2명, 상무 7명, 마스터 1명 등 총 10명이 승진했다. 김희열 전략마케팅실 전략영업그룹장 상무와 패키지솔루션사업부 패키지세종제조팀장 겸 세종사업장장인 오창열 상무가 각각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아울러 제조 경쟁력의 핵심이 되는 설비 분야에 마스터를 최초 선임했다. 구경모 마스터가 그 주인공이다. 소프트웨어 전문가도 발탁해 새로운 성장동력의 기반을 마련했다. 동시에 성장잠재력을 갖춘 여성 임원을 올해도 배출하며 조직 내 다양성을 확보했다.

삼성SDS 역시 부사장 3명, 상무 8명, 마스터 1명 등 총 12명 승진을 골자로 하는 인사를 발표했다. 주력 사업인 클라우드 및 솔루션 사업 인재들이 주로 승진자 명단에 올랐다.

신계영 클라우드서비스사업부 Gen.AI사업팀장 부사장, 노광빈 클라우드서비스사업부 보안기술실 클라우드보안팀장 상무, 이동섭 클라우드서비스사업부 MSP담당 통합Managed Appl.서비스팀장 상무, 이명교 클라우드서비스사업부 MSP담당 유통·서비스MSP그룹장 상무 등이다.

◇나이·성별에 관계없이 성과에 바탕을 둔 기술 인재 전진배치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경영 철학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 회장은 기회가 될 때마다 거듭 기술을 강조해 왔다. 지난 2022년 6월 유럽 출장 귀국길에서 “아무리 생각해봐도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라고 언급한 게 대표적이다.

계열사들의 사업 상황이 녹록지 않은 점도 기술 인재 배치의 필요성을 키우고 있다. 디스플레이 분야는 우리 기업들이 1등을 하고 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에서도 중국이 존재감을 키우며 위협하고 있고, 배터리 시장 역시 중국 업체들의 성장세가 매섭다. 첨단 전자부품 산업에서는 차세대 실리콘 커패시터와 FC-BGA 및 유리기판 등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기술 개발이 시급하다.

삼성의 전자 계열사들은 이번 인사로 경영진 인사를 마무리하고 조직개편과 보직 관련 업무위촉을 진행한다.